한은 총재 부재 상황에도 기준금리 1.25%에서 1.50%로 인상
"물가 상승세에 대한 통화당국의 정책 대응이 절실해진 시점"

금통위 회의 주재하는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금통위 회의 주재하는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한은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 유례없는 금리 인상 단행이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부담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고 5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14일 한은 금통위는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의 인상이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주 의장 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 국면에서 그간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지만, 이번 금리 인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만큼 물가 상승세에 대한 통화당국의 정책 대응이 절실해진 시점인 것을 알 수 있었던 회의였다"고 짚었다. 

다만 만장일치 인상과 달리 금통위 기자회견은 덜 매파적이었다고 봤다. 신 연구원은 "(주 의장대행은) 향후 정책 결정에 있어 물가와 성장 요인을 균형있게 살피겠다고 했다. 향후 한은 총재 취임이라는 변수는 존재하지만 금리 인상 고점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금리 동결과 인상 전망이 모두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한은은 4%를 넘어선 급박한 국내 물가 상승세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주요국 통화 정책 정상화 가속화 등으로 결국 인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선반영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기대는 반반이었으나 인상 기대도 꽤 있었고, 이를 시장이 일부 선반영한 부분이 있어서 오늘 금리 인상 자체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동 요인은 아닐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bp 금리 인상은 그 시기가 4월이든 5월이든 어느 정도 예상된 인상 폭이다"라며 "5월에 동결 쪽으로 방향을 잡아간다면 당장 증시에 큰 악재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5∼6월 50bp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빅 스텝'으로 갈 수 있는 신호가 나온다면 증시가 부담을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5월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인상 자체가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고려해 올해 연간으로 전망하고 있는 2.00%까지 인상전망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 금통위 의장대행도 당장은 물가에 초점을 맞춘 ‘빠른 인상’ 대응이었으나 금통위는 경기와 물가를 균형적으로 판단해 통화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이번 인상으로 우려가 높아진 5월 연속 인상 가능성은 추가 인플레 악재가 유입되지 않는 한 낮다"고 판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는 5월 금통위에서 연속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근거는 5월 초 발표되는 4월 물가상승률이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3분기 한 차례 추가 금리인상 후 동결 기조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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