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현태 기자
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재배분되는 중·장거리 노선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확대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 LCC 중 가장 빠르게 에어버스사의 대형 항공기 ‘A330-300’를 도입했다. A330-300은 미 서부나 유럽 동부까지 운항이 가능한 기종이다.

티웨이항공은 2027년까지 중형기 20기, 소형기 30기를 갖춰 총 50기까지 기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항공기는 현재 김포~제주 노선 위주로 운항 중이다. 향후 싱가포르, 하와이,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개시하고, 장거리 운항 기재 추가 도입을 통해 유럽, 북미 주요 지역으로까지 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26개 운수권이 재배분 대상이 됐다”며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합리적인 운임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거리 LCC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제2의 도약을 일궈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잉사의 신형 중형기 ‘B787-9’ 1대와 함께 출범한 신생 기업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중형기 4대를 추가 도입한다.

에어프레미아는 B787-9를 오는 2023년 7대, 2024년 10대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B787-9는 최신형 기종으로, 미 동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까지 운항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LA·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호치민, 하노이, 나리타, 방콕, 하와이, 유럽 등지까지 여객 국제선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중형기를 기반으로 밸리카고 화물 사업을 시작, 싱가포르·호치민·방콕 등에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플라이강원도 최근 항공기 임대사와 중대형기 A330-200 기종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A330-200은 객실에 비즈니스석 18석, 이코노미석 242석 등 260석의 승객과 화물칸에 컨테이너 26개, 총 21t의 화물을 탑재해 최대 1만3450㎞의 장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

플라이강원은 오는 2025년까지 동일한 기종 총 7대(여객기 4대, 화물기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 미주 중서부와 유럽 전역의 도시로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LCC의 장거리 노선 진출이 항공권 가격을 내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저비용항공사가 운항 노선을 단거리에서 중·장거리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항공기 기종을 다양화시키면, LCC 사업모델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재무상황도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사업다각화보다 기존 중·단거리 노선 운항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LCC의 중요한 전략은 단일기종 운용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LCC의 보유기재가 다양화되면 이에 따른 제반설비, 정비·운항 인력이 추가돼야 한다.

이에 제주항공은 기종 다양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비용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역량을 확보한 이후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CC가 장거리 노선에 자리잡는 것은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이를 위해 대형항공기를 운용하게 되면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항공권도 비싸져 LCC의 비즈니스 모델에 벗어난 수입구조의 결과를 초래한다”라며 “지속가능한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나서는 것은 국토교통부의 잘못된 노선 배분에 있다. 장거리 노선도 배분하겠다고 공표한 탓에 자극을 받은 LCC들이 장거리 노선의 운수권을 받고자 무리하면서까지 장거리 노선 계획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LCC의 기본은 인권비, 운영비를 최소화하면서 많은 승객을 태우고 항공기를 많이 띄우는 저가항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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