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 발행, 리서치 역량 강화로 착한 영향력↑
평가사들 "ESG 확산에는 긍정적...등급 반영은 '글쎄'"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성장을 위한 필수항목으로 자리를 굳힌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ESG 확산을 위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업들의 ESG채권 발행을 돕는 한편, ESG 리서치 역량을 강화해 기업은 물론, 일반 소비자·투자자에게 착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ESG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SRI(사회책임투자)채권을 발행한 기관은 총 32곳으로 집계됐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발행기관은 단 6곳이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ESG채권 발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기업들이 그만큼 ESG경영에 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수소와 태양광 등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채권 발행이 활발하다. 증권사들은 기업의 친환경 사업을 보조하며 원활한 자금 확보를 이끌어 가고 있다.

ESG 평가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제조업 등 다른 업종보다 ESG 영업에서 자유롭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오해다"라며 "돈을 움직이는 증권사가 올바른 기준을 세우는 것이 ESG 활성화를 위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리서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ESG 관련 정보를 알리는 한편, 기업들에게는 맞춤 컨설팅 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이 ESG와 관련한 리서치 역량을 키워가고 있고, 다른 증권사들도 ESG 리서치 확대를 제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행보는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관점이나, 거래기업 확보 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증권사들이 ESG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ESG 평가사들은 ESG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증권사 본연의 ESG경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ESG 평가사 관계자는 "ESG 평가에서 증권사들의 ESG채권 발행이나, 리서치 역량 강화 등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어느정도 수익을 기대하고 진행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증권사들이 이같은 활동을 확대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 필요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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