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원자재·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인테리어·리모델링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인테리어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테리어 전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LX하우시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4%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29억원)은 70.3%, 한샘(100억원)은 60.2% 하락했다. 상업용 인테리어를 주력으로 하는 국보디자인도 1분기 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보다 9.6% 감소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며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5월 27일까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51% 이상 올랐다. 최근 가격(680달러)이 떨어지긴 했지만, 목재 선물 역시 지난 3월 1000보드 피트 당 1460달러를 넘어서며, 지난해 말보다 30% 넘게 올랐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이 가능한 제조 기업들은 형편이 낫지만 기획·설계 등 인테리어 전문 기업들은 비용 상승과 중대재해법 적용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인테리어 업계는 대부분 영세한 소규모 기업이다보니 원·부자재 인상분을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비용이 올라도 발주사에 이 비용을 전가하지도 못한다. 당장 자금이 떨어지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발주처와 시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라 협상력도 떨어진다.
인테리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주액이 50억원이라면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을 감안하면 되레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는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기업들은 추후 상황 개선을 기대하며 사업을 유지하는 중이지만 손실 규모가 지나치게 불고 중대재해법까지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며 아예 공사를 접겠다는 경우도 많다.
중대재해법은 2024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시행된다. 무엇보다 최근 관련 인력의 몸값이 높아지고, 법 대응도 어려워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인테리어 전문 업체 관계자는 “버틸 때까지 버티겠지만, 아예 공사를 접겠다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