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기술은 식품의 맛과 선도 유지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를 마시고, 여행 시에도 원재료를 준비할 필요 없이 통조림 캔과 즉석밥만 챙겨가면 되는 것도 모두 포장 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패키징 기술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포장한다는 개념에 그치지 않고, 제품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품질 향상에도 한 몫하고 있다. 기업들은 신개념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 군을 확대해 나가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리된 밥’만 하더라도 용기 개발이 뒷받침되지 못 했더라면 실용화가 불가능했을 아이디어였다.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첨단 기술 혹은 트렌드와 생활 속 아이디어를 적용해 완전히 새로운 상품으로 탈바꿈한 식품 포장 사례를 살펴보자.

▲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인 통조림의 진화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통조림과 알루미늄 캔도 산업혁명 이후 손 꼽히는 위대한 발명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방부제 없이 식품의 장기 보존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식생활 혁신을 불러왔지만 ‘따개’가 있어야만 개봉이 가능했던 통조림은 1956년 미국의 에멀 프레이즈에 의해 지금의 ‘원터치캔’ 형상을 갖추게 됐다. 현재는 최신기술을 활용한 포장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소비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사조해표는 지난해 12월 국내 연어캔 제품 최초로 ‘안심따개’ 방식을 적용한 ‘사조연어캔’을 출시했다. ‘안심따개’는 기존의 강철 뚜껑을 제작된 원터치캔 대신 가볍게 벗겨내는 방식의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는 참치캔이 훌륭한 식재료가 되는 간편식품이지만 손가락 베임 사고 등의 부상 위험이 높다는 불만과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작년 초 소비자원이 발표한 ‘식료품캔 위해 사례’에 따르면 참치캔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 캔 뚜껑 사고의 80%를 차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사조해표의 ‘안심따개’는 지난 2월 산업부가 선정한 포장용기 우수 사례에 꼽히기도 했다. 안심따개를 적용한 ‘사조연어캔’은 3월 판매량 기준으로 연어캔 시장 점유율 38.7%로 1위를 기록하며 소비자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 생활 속 편리함을 위해 포장 단위나 방식을 바꾼 아이디어 상품 인기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발명이지만 생활 속에서 겪는 불편함을 편리하게 바꾸는 것도 발명이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대량으로 포장된 제품을 구입해야 해 불편을 겪었던 1인 가구를 위해 소용량으로 나온 제품, 육수를 우려내는 번거로움을 줄인 티백형 조미료 등이 그 예다. 이들은 포장 단위를 바꾸거나 타 제품의 포장 방식을 착안한 아이디어 만으로 사실상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효과를 봤다.

CJ제일제당이 1인 가구 증가와 김치 섭취량 감소 등의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 7월 선보인 ‘프리미엄 소형 썰은 김치’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소형 썰은 김치’는 500g 미만의 소형 사이즈 포장김치다. 맛김치 시장에서 소용량 썰은 김치제품의 판매액이 최근 3년간 평균 10.3% 증가한 것에 주목해 단순 소용량이 아닌 재료 선택과 제조 공정 모든 부분에 고급화를 꾀한 프리미엄 소형 썰은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맛선생 멸치국물내기 티백’은 멸치육수를 녹차티백처럼 티백으로 우려낼 수 있도록 고안된 아이디어 상품이다. 국내산 멸치와 다시마 등이 들어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친환경 옥수수전분 티백을 끓는 물에 5분만 넣고 건져내면 깊고 진한 멸치국물이 완성된다. 국물요리를 할 때 육수를 우려내는 번거로움을 줄인 편리성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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