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다소 활성화되지만 급증은 힘들어…‘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증가”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대출한도를 확대해 대출 문턱을 넓히면서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새 정부 경제정책 발표를 통해 주택 대출 제도를 개편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3분기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LTV 상한을 지역, 주택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기존의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신혼부부 등 처음으로 주택을 구매해 가정을 꾸리려는 계층에게 대출규제를 완화해 실수요자 주거사다리를 형성하자는 취지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장래소득 반영방식을 현재의 대출 시와 만기 시 평균을 내는 방식에서 오는 3분기부터는 대출부터 만기까지 각 연령대별로 소득흐름의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이렇게 되면 장래소득이 현재 계산 방식보다 늘어나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실수요자 생활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오는 7월 1일부터 신용대출 연소득 범위 내 대출 제한을 폐지한다.
DSR 적용 예외 상황의 대출한도도 3분기부터 확대된다. 예를 들어 현재 병원비 같은 긴급생계용도 자금의 경우, 신청한 목적에 맞게 자금을 사용한다는 약정을 체결해 해당 금융사 여신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1억원 한도에서 DSR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더불어 고금리·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고정금리로 대환하는 서민 안심대출(20조원)을 시행하고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소액대출(금리 연 3.6∼4.5%·1200만원 한도) 지원 규모도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이처럼 당장 오는 7월부터 주택 대출 문턱이 완화되면서 현재 거래 절벽기를 맞고 있는 주택 시장에 다소간 거래가 활성화 되는 한편,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이번에 발표된 새 주택 대출 정책에 따라 주택을 처음으로 매매하는 신혼부부가 LTV 80%에 대출을 6억원까지 받을 경우 7억5000만원 정도 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며 “서울 20평대 아파트 가운데 7억5000만원 수준의 단지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에 아직 꽤 많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7억원대 20평대 중소형 아파트가 주로 몰려 있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다음달부터 실거래가 상당수 이뤄져 연쇄적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다”며 “다만, 현재 금리가 계속 오름세인만큼 거래량이 현재보다 다소간 늘어날 순 있어도 급증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부담이 과거보다 커졌고,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과 주택가격 정체로 인해 주택구입 수요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이번 대출규제 경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함 랩장은 “전세의 월세화와 임대차 갱신계약 만료, 높은 전세가율로 인해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 가운데 일부는 기존 다주택을 정리하고 신축 또는 역세권 등 똘똘한 한 채를 중점적으로 매입해 갈아타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