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신청 '초읽기'…실적 탄탄하나 대외 악재 부담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구체화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부터 '상장설'은 끊임없이 제기됐고 최근 2~3년간 고객과 실적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요예측, 일반청약에서 순항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최근 대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기대보다는 흥행에 대한 우려가 더 큰게 사실이다.
30일 금융권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지난 1월 IPO 입찰제안서(RFP)를 증권사에 발송한 후 약 6개월 만에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JP모건, 씨티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2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고객도 2020년말 219만명에서 지난해말 717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여·수신도 6조7000억원에서 18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케이뱅크의 하반기 실적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예대금리차도 커지면서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 1분기 케이뱅크의 총 여신잔액은 7조8078억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누릴 공산이 크다는 결론이다.
다만, 대외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선 대출 수요의 위축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국은행의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용·마이너스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5000억원 줄었다. 감소폭은 완화됐으나 대출성장에 주력해야하는 케이뱅크로서는 전체 대출 수요의 위축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타고 업비트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락인'(고객 묶어두기)하는데 성공했느냐도 관건이다. 케이뱅크의 모기업이었던 KT는 지난해 8월 컨퍼런스 콜에서 업비트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의 이탈을 줄이기 위해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관계사 제휴를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간 대출금리 상승, 가상화폐의 부진 등 케이뱅크 안팎 변수는 잇따라 생겨났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이달 들어 1만달러 넘게 빠지면서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업비트 제휴 이후 출시됐던 예·적금, 대출상품들이 유입된 고객 락인 효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피어그룹(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부진도 케이뱅크의 악재로 지목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전일 대비 850원(2.73%) 하락한 3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 이후 최저치로 상장 첫날 마감가(6만9800원)에 비해 반토막(56.7%)이 났다.
정부의 여러 규제와 함께 플랫폼의 성장 둔화가 주가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는게 주요 분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 측이 강조하고 있는 플랫폼 수익도, 은행의 비이자이익과 큰 차별성이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카카오뱅크도 현재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케이뱅크의 흥행은 가능성이 낮다"라며 "만약 카카오뱅크처럼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생길 경우 수요예측, 일반청약에서 기관·개인 투자자의 외면으로도 이어질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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