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올해 1위 확정...2위권 두고 한국·미래·NH 각축전

LG에너지솔루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당시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당시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IPO(기업공개) 주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은 총 33개(스팩상장 제외)로 집계됐다. 전년도 상장 기업 수가 98개인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진한 수치다.

이 기간 가장 많은 공모금액을 끌어온 증권사는 KB증권이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총 4개 기업의 상장주선을 맡아 12조8000억원의 실적을 올려 일찌감치 올해 1위 자리를 굳혔다.

가장 많은 기업수를 기록한 것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개 기업의 IPO를 주관하며 공모금액도 302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위를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은 3위를 차지했다. 상장 주관은 5개 기업으로, 공모 금액은 1740억원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IB 명가로 평가받는 NH투자증권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고, 공모금액도 1615억원에 그쳤다. 

이어 대신증권(5개 1473억원), 신한금융투자(3개 기업, 1401억원)와 삼성증권(4개 기업, 1105억원)이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올해 증권사들의 IPO 순위가 크게 요동친 이유는 상반기 증시 불황 등 여파로 대어라 평가받는 기업들이 잇따라 IPO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는 상장기업들의 공모금액이 모두 1000억원을 밑돌았고, 500억원을 넘어서는 기업도 범한퓨얼셀과 위니아에이드 등 한자리에 꼽혔다.

최근 2년 상장주선인 실적.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2년 상장주선인 실적.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10여개로, 시가총액 5000억원을 상회하는 기업은 쏘카, 수산인더스트리, 성일하이텍, 루닛, 에이치피에스피 등이다.

이외에도 케이뱅크와 바이오노트, 컬리, 교보생명 등이 IPO 심사를 청구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또 현대오일뱅크도 승인 이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예상 공모 규모가 최대 2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하반기에도 KB증권이 1위 자리를 무난하게 지켜낼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하반기에도 LG CNS, 현대오일뱅크 등의 대표 주관을 맡는다.

KB증권 관계자는 "ECM(Equity Capital Market·주식발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기존 네트워크 활용은 물론, 전문 인력 확보와 IT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업계 최고의 수행 역량을 보유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초격차 1위에 등극하게 됐고, 하반기에도 성일하이텍과 WCP, 전통적 우량 기업인 현대오일뱅크와 CJ올리브영의 IPO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은 2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산인더스트리, 현대엔지니어링, 쏘카, SSG 닷컴 등을 대표 주관하고, 한국투자증권도 컬리 등 대어들의 증시 상장을 돕는다. NH투자증권은 컬리, 현대오일뱅크, 루닛 등을 포함해 상반기 일정이 연기됐던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의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IB 사업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과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다"며 "최근 증시 불황으로 IB 실적이 증권사들에게 더 중요해짐에 따라 IPO 주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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