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SK,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10대 건설사 중 단일브랜드 운영 3곳뿐
기존 브랜드 선호도 하락…단일 브랜드인 ‘래미안’ 등 희소성 오히려 부각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임진영 기자] 주요 건설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운영되던 일반 아파트 브랜드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드파인’ 출시를 발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00년 SK뷰를 론칭한 이후 20년 넘게 SK뷰 단일 브랜드를 운영해 왔지만 22년만에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7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론칭했다. 2002년 ‘더샵’ 브랜드 출시 이후 20년간 단일 아파트 브랜드를 유지해왔다가 20년만에 상위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처럼 최근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연이어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갈수록 하이엔드급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은 DL이앤씨가 ‘아크로’를 선보인데 이어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를 론칭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당시 일각에서는 ‘힐스테이트(현대건설)’등이 경쟁사인 삼성물산의 ‘래미안’이나 GS건설 ‘자이’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밀리는데 대한 조치라는 반응도 나왔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시효인 ‘아크로 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와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가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대우건설이 ‘푸르지오 써밋’을, 롯데건설이 ‘르엘’을 연달아 론칭하는 등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출시 붐이 일었다.
이어 올해 들어서 20년간 단일 아파트 브랜드 체제를 유지해오던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10대 건설사 가운데 단일 아파트 브랜드를 쓰는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만 남게 됐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이 가열되면서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의 일반 브랜드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시공권을 따낸 다수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선 조합원들이 ‘이편한세상’이 아닌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시공계약이 해지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설사들은 기존의 일반 아파트 브랜드가 시장에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공계약 해지 사유는 ‘이편한세상’ 브랜드를 ‘아크로’로 교체해 달라는 사안과 무관한 것들”이라면서 “아크로 브랜드 적용은 조합이 요구한다고 해서 무작정 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가 필요한 문제로, 실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여부는 내부 브랜드 위원회를 통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시정비사업지에 적용되는 브랜드도 ‘아크로’보다 ‘이편한세상’이 많고, 실제로 올해 공급되는 분양 단지들 역시 모두 이편한세상 단지로 아크로 적용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며 “이편한세상은 현재도 꾸준히 브랜드 파워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푸르지오 써밋은 하이엔드 브랜드긴 하지만 타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일반 브랜드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닌, 푸르지오의 연장선상에서 한층 더 강화된 브랜드”라면서 “푸르지오 또한 2018년 리뉴얼을 통해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완전히 탈바꿈해 상품성을 강화시켰다”고 밝혔다.
이처럼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2중 브랜드 체제를 사용하면서 단일 브랜드를 운영 중인 삼성물산의 ‘래미안’ 등은 오히려 상위급 브랜드가 없다는 희소성으로 인해 주택 시장에서 더욱 선호받는 모양새다.
실제로 래미안은 올해도 국가만족도 아파트 부문 1위 브랜드에 올라 1998년 국가만족도 조사가 시작된 이래 2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지지가 굳건한 모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 브랜드 자체가 하이엔드 브랜드이자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래미안 외 다른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