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키움증권 8000만원, NH투자증권 4억원, 신한금융투자 5억원 등 증권사 3곳이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이들 증권사들은 과거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판매와 관련해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독일 헤리티지 DLS를 발행한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해 각각 7730만원과 4억178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를 주선하고 판매한 신한금융투자에는 4억951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독일 헤리티지펀드DLS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기념물보존등재건물’을 고급주거시설로 개발하는 사업(리모델링)에 투자한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독일 현지 시행사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이 개발 사업을 맡았고, 싱가포르의 반자란자산운용이 운용을 담당했다.

해당상품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해 5개 증권사와 2개 은행에서 5280억원이 판매됐다. 이중 절반 이상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됐다. 하지만 현지 시행사인 GPG가 파산을 신청한 상태며, 이와 관련해 독일 검찰에서 사기와 횡령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환매 중단 금액은 2020년 말 기준 5209억원으로, 1조원대 투자 피해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과징금 처분과 관련해 증선위는 투자상품 특성상 50인 이상 투자자를 모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발행인인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NH투자증권의 경우 금감원은 처음에 25억원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증선위에서 ‘주선인인 신한금융투자의 요구대로 특정금융신탁을 설정해 판매했을 뿐 투자자 모집과 체결행위에 대해선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NH투자증권의 의견을 받아들여 과징금 처분 수위를 줄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제반 DLS 발행계획을 수립하고 발행조건 협의 등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주선인임에도 불구하고 발행인에 버금가는 과징금이 부과됐다.

한편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독일 헤리티지DLS 환매중단 사태에 대한 배상안에 대해 이르면 이달 내 늦어도 다음달 중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피해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내부적으로 ‘사기계약에 의한 취소’가 아닌 ‘불완전 판매’로 가닥이 모아지고 있다.

라임펀드 사태와 같이 사기계약에 의한 취소가 될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100%를 보상받을 수 있다. 반면 불완전판매로 결정될 경우 배상액이 확연히 줄어든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에 대한 피해투자자들의 불만이 현재 고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