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채·사채 등 채무증권 부문 5484억원 평가손실
IB부문으로 만회했으나 하반기 IPO 실적도 밝지 않아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NH투자증권은 상반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손실을 겪으며, 전체 실적 역시 감소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기준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219억원으로, 전년 동기(5279억원) 대비 절반(-58%)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7528억원과 315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42.5%와 58.8%씩 감소했다.
이처럼 NH투자증권의 실적이 1년 전과 비교해 급감한 데는 PI부문에서 운용손실이 크게 발생해서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1919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이는 상반기 순이익의 86.5%의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된 운용손익 및 이자수지 등 순영업수익 역시 6509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77.4%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분증권보다도 채무증권에서 큰 손실이 발생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별도 기준 자기매매 주식거래에서 주식과 신주인수권 등 지분증권 부문에서 684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국채·지방채 등 채권 매수·매도 거래에서는 3950억원의 평가손실을 겪었다. 회사채를 포함한 전체 채무증권 부문 자기매매 거래에서 5484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집합투자증권(-301억원), 외화증권(-1237억원), 파생결합증권(-71억원) 등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체 증권거래 평가손실은 7778억원에 이른다.
또한 작년 큰 비중을 차지했던 브로커리지 수익 부문 감소도 컸다. 올해 상반기 브로커리지 순영업수익은 2110억원으로 전년(3806억원)과 비교해 44.6% 감소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시장 일평균거래대금(18조6000억원)이 38.6% 감소해서다. 여기에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점도 한몫했다. 올해 1분기 기준 NH투자증권의 수탁수수료 부문 시장점유율은 7.89%로, 전년(8.82%)과 비교해 약 1%p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종속회사와 해외 부문에서도 아픔을 겪었다. 상반기 NH선물의 순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9% 줄었다. 같은 기간 홍콩법인의 순이익도 66억원에서 1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2019년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가 ‘글로벌 헤지펀드로 키운다’는 목표로 세운 NH헤지자산운용도 전년 대비 순이익(7억원)이 반으로 줄었다. 다만 베트남 법인만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20% 상승했다.
그나마 NH투자증권의 실적 감소분을 줄일 수 있었던 건 IB(기업금융) 부문의 약진이다. 올해 상반기 IB부문의 영업이익은 2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인수주선·M&A자문·채무보증관련 등 IB수수료 순영업수익도 1720억원에서 1966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순영업수익 중 IB수수료 부문 비중이 13.1%에서 26%로 늘었다.
하지만 IB수수료 부문마저도 하반기에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NH투자증권이 IPO 주관하는 신규 상장사는 컬리, 골프존카운티, 바이오노트, 케이뱅크 등이며, 이중 케이뱅크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상장이 불투명하다.
예컨대 컬리의 경우 김진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 탓에, 한국거래소는 상장 전 주요 FI(재무적투자자)들이 상장이후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도 2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구주매출 가능성이 신규 상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바이오노트도 오너일가의 높은 지분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미 기준 금리 인상 여파가 남아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운용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수요예측 실패로 떠안게 된 통영에코파워 사채(148억원)와 CJ CGV 영구채(900억원) 물량 등도 해결해야만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트레이딩 부문 손실이 전사 운용 손실은 아니며, IB/Sales 부문들과 연계된 상품 운용 손익까지 고려 할 경우 당사의 상반기 운용손익은 -986억원을 기록했다"라고 밝히며,"이는 대형사의 경우 RP 등 비즈니스 상품 운용을 위한 채권보유 물량이 많기 때문에 급격한 금리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손실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 이자 등 운용 관련 이자 수지까지 고려할 경우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147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