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추석 민심을 엿본 정부와 여야가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내주 숨가쁜 일정에 돌입한다. 정부는 연쇄 정상외교에 들어가고, 여야는 정기국회 주도권 쟁탈전을 벌인다.
12일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24일 해외 순방에 나선다. 영국, 미국, 캐나다 순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한다.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는 주요국 지도자들이 총집결할 전망이다. 유엔총회 역시 정통 다자 외교 무대로 각국 정상들이 대거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기 드물게 정상외교전이 잇따라 펼쳐지는 셈이다.
한국으로선 한일‧한미 등 양자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관심을 끈다. 특히 정권 출범과 함께 일본과의 갈등 해소를 천명했던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첫 양자 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 양국은 강제징용 문제 등을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유엔총회 때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 “양자 정상회담이 될지, 아니면 ‘풀어사이드’(약식회동)가 될지 모르겠지만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담이 이뤄진다면 첫 양자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현안 진전보다는 큰 틀에서 관계개선 동력을 마련하는 의미가 더 커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IRA에 대한 국내 업계의 우려는 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열흘 넘게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도 IRA로 인해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보조금 차별을 받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한국 정부로선 정상 차원에서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차별 해소를 요청할 흔치 않은 기회다.
추석 민심을 확인한 정치권은 정기국회를 시작한다. 오는 19∼22일 대정부질문에 이어 교섭단체 대표 연설,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여야 모두 ‘민생 정당’ 이미지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별도로 정치적 공방은 불가피하다.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소와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 등으로 여야 간 대치는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인 측면에선 여당은 야당의 ‘윤석열 정부 심판론’에 맞서 ‘문재인 정권 책임론’을 꺼내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라는 점에서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관련 민주당의 ‘송곳질의’가 예상된다.
정부는 국회에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한 상태다. 민주당은 서민 외면·부자 감세의 ‘비정한 예산’으로 규정하는 등 철저한 심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