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정책 방향성 '아리송'...시장참여자 부담 여전
3분기 실적 시즌 기대치 낮춰야...보수적 접근 필요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연준이 향후 정책 방향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연준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됐다.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겠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미국 뉴욕증시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1.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71%, 1.79% 빠졌다.
국내 증시도 이날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현재 코스피는 1.4% 넘게 하락하며 232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2% 넘게 하락하며 74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3년 6개월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도 하방 압력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연준이 향후 정책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이번 발언은 시장에 충격을 줬던 매파적인 발언을 넘어서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다만 연준 역시도 본인들의 전망의 불투명함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부담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은 연준이 아무리 매파적으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연준이 이보다는 정책의 모호성을 제공하면서 CPI(소비자물가지수), 기대인플레이션 등 데이터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고민거리를 안겼다"고 진단했다.
또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 연준은 물가 안정에 대해 '보고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물가 지표가 다시 높게 나오면 연준이 추가적으로 상향 대응하는 입장 변화를 반복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보수적인 시각에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반적으로 국내 수출 모멘텀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위기나 대형 불확실성이 등장했을 때에는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실적 전망과 기업들의 확정 실적과의 괴리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진입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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