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바이오·선바이오·샤페론 등 상장 잇달아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잠잠하던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달 알피바이오를 시작으로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에 도전한다. 바이오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통해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피바이오는 오는 29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지난 20∼21일 진행한 일반 청약 결과 경쟁률은 1518.2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2조9605억원이다.
공모가는 공모 희망밴드(1만~1만3000원) 최상단인 1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알피바이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약 1017억원이다.
1983년 설립된 알피바이오는 미국 알피쉐러(현 캐털란트)와 대웅제약의 합작으로 설립된 연질캡슐 전문 제조기업이다. 최대주주는 대웅제약 창업주 고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회장이다.
이 기업은 연질캡슐을 활용하는 모든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알피바이오의 주력 제형인 연질캡슐은 물에 녹지 않는 오일 등의 내용물을 젤라틴 등의 캡슐기제에 충진하는 형태로 제작되며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제형이다.
주로 감기약, 진통제 등의 의약품과 오메가3, 루테인 등의 건강기능식품 생산에 적용된다.
알피바이오는 이번 상장으로 총 156억원을 조달한다.
알피바이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조달한 자금 중 약 100억원 가량은 시설 자금으로 사용한다. 알피바이오는 향남 의약공장, 마도 건식공장 증축을 계획 중이다.
또, 증축 공간에 PTP포장기계, 젤리스틱 설비, 액상 파우치 설비 등 다양한 제형의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56억원 중 약 37억원은 폴라리스 정제어유, 락토바실루스 복합물 등 원재료를 매입하는데, 18억원은 임상기관 연구비, 연구인력 인건비 등 R&D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사 선바이오는 내달 5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성장성 특례 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한다.
1997년 설립된 선바이오는 페길레이션(PEGylation) 기술 개발 및 응용 바이오기업이다.
페길레이션 기술은 PEG유도체 소재를 목표 물질의 표면에 화학적 공유결합으로 부착시켜, 목표 물질의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혈중 반감기 증가 △면역반응 및 항원성 감소 △독성 완화 △구조적 안정성 향상 등의 효과를 목표 물질에 적용할 수 있다.
선바이오는 공모가를 1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금액은 67억7600만원으로 정해졌다.
선바이오는 조달자금 중 상당 부분을 시설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선바이오는 지난해 10월 인천광역시와 남동구 소재에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토지에 신규 공장 신축 및 생산·환경설비를 구축하는 데 자금을 사용한다.
나머지 자금은 대부분 R&D에 쓰인다. 선바이오는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인도의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에 기술이전 및 공급계약을 체결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바이오시밀러가 있다. 또한, 미국 FDA에서 시판 승인을 받은 구강건조증 치료제(MucoPEG)는 해외 기술이전을 위한 미국 비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선바이오는 상장 이후 페길레이션 기술을 응용한 △인공혈액 △연골활액 충진제 △통풍치료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면역 혁신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도 내달중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샤페론의 총 공모주식수는 274만7000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00원~1만200원이다.
샤페론은 오는 29일부터 30일 수요예측에 나서고, 내달 6일에서 7일 양일간 청약을 거쳐 내달중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샤페론은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성승용 공동대표가 2004년 네이처 리뷰 이뮤놀로지(Nature Review Immunology)에 발표한 세계 최초의 염증 개시 이론인 DAMPs(Damage Associated Molecular Patterns)을 바탕으로 2008년 10월에 설립한 회사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샤페론은 조달자금 중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약 219억원(희망공모가액 하단 기준)을 임상시험비 및 연구개발비, 기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샤페론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중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은 국내 임상2상을 진행중이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은 국내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후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은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91억원의 임상개발비를 지원받아 다국가 임상2b/3상을 진행중이다.
샤페론은 현재 추진중인 임상시험을 위해 총 124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염증복합체 억제제의 전임상 시험에 약 17억원을, 나노바디 항체치료제의 선도물질 확보 및 전임상 단계의 개발에 약 47억원을 사용할 계획을 수립했다.
나머지 조달한 공모자금의 일부를 인건비 및 기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성승용 샤페론 공동대표는 지난 21일 IPO를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상장을 통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몰두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임상을 시작해 진행 중인 주요파이프라인들이 2024년까지 기술이전을 해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