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세 안내가 붙어 있는 서울의 한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급전세 안내가 붙어 있는 서울의 한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최근 전세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 가격이 2년 전 거래가보다 떨어진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세 재계약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일부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한 것이다.

업계는 지난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른 반면 올해 들어서는 추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강남 아파트도 '역전세난'…'임대차 2법' 시행 전 시세로 회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현재 전세 물건은 12억원 선에 나와있다. 2020년 9∼10월 이 아파트의 전세 계약 금액이 최고 13억∼14억원이었다.

잠실 엘스 전용 84㎡도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전세물건의 시세가 11억∼12억원 수준으로, 2년 전에 최고 12∼14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은 재계약시 세입자에게 1억원 이상의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재건축 단지로 전셋값이 비교적 낮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2년 전 시세보다 낮은 물건이 등장했다. 전용 76.79㎡의 경우 2년 전 전세 거래가가 최고 7억∼8억원인데 현재 전세 6억8천만∼7억원대 초반에 전세가 나와 있다.

중저가 전세 수요가 많은 강북에서도 마찬가지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1억∼11억5000만원까지 계약되던 전세가 현재 8억5000만∼9억원까지 내려왔다. 이 아파트는 2년 전인 2020년 9∼10월 8억∼9억5000만원, 11월에는 10억원 넘는 금액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면적 59㎡는 2년 전 전세 거래가가 최고 7억5000만원인데 현재 이보다 낮은 6억5000만∼7억원에 전세가 나온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2년 전 7억5000만∼8억원선에 계약됐는데 현재 전세물건은 6억8000만∼7억5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 2년 전 계약금액보다 5000만원 이상 싸다.

강북구, 노원구 등지도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르다. 강북구 미아센트레빌 전용 59.96㎡는 2년 전 전셋값이 최고 4억4000만∼5억원까지 거래됐는데 현재 이 수준인 4억5000만∼5억원에 전세물건이 나와 있다.

업계는 최근 전셋값 하락은 계약갱신청구권, 상생임대인 제도 등으로 재계약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연 6∼7%대까지 치솟으면서 이사 수요가 급감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6만7320건으로, 한 달 전(5만7856건)보다 16.3% 늘었다. 이중 마포구는 한 달 전 2213건에서 현재 3139건으로 41.8%나 증가했고, 강북(36.3%)·강서(31.6%)·금천구(30.3%) 등도 30% 이상 물건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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