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발표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SPC그룹은 경기 평택시 소재 SPL 제빵 공장 사고와 관련해 허영인 회장이 머리 숙여 사과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발생한 SPL 뿐만 아니라, 저와 저희 회사 구성원들 모두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된 것에 대해 허 회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허 회장은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직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PC그룹은 먼저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한국안전기술협회,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정받은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즉각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진단 결과를 반영한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시설 확충 및 설비 자동화 등을 위해 700억,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을 투입하는 등 작업환경의 안정성을 강화한다.
특히 SPL은 영업이익의 50% 수준에 해당하는 100억원을 산업안전 개선을 위해 투자한다.
또,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인사와 현장직원이 참여하는 독립된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안전에 대한 외부의 관리감독 및 자문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산업안전보건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확대 개편해 전사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이 밖에도 허영인 회장은 언제나 직원을 먼저 생각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허영인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SPC그룹 제빵 반죽관련 계열사 SPL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일어난 SPC 계열 SPL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전날 사망사고가 발생한 SPL 평택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명욱 파리크라상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허영인 SPC 회장, 황재복 SPC 주식회사 사장,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동석 SPL 대표는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로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