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응급의학과 교수
[데일리한국 김리현 기자] 노영선 서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31일 이태원 참사 사상자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겠지만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가)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호흡곤란이 생겨서 혈액, 심장이 멈추고 나서 얼마 안 된 경우에는 CPR(심폐소생술)을 통해 환자가 자발순환을 회복하더라도 압박증후군이 발생,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교수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최초 신고가 되었을 때부터 사건은 진행돼 많은 분들이 압사했을 테고 아래쪽에 있었던 분들은 호흡곤란이 지속돼서 아마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많은 인파 때문에) 환자들을 구조하는 데까지 시간이 지연됐고, 많은 분이 CPR을 진행했음에도 현장에서 사망 선고했다"고 전했다.
노 교수는 여성 사망자가 남성 사망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이유에 대해 "사람이 넘어지고 그 위에 쌓이다 보니 아무래도 압박이나 하중을 받는 게 여성들이다. 키가 작기에 흉부쪽에 압박을 가능성이 받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신체적인 한계이기에 여성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으며 미리 예방할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대규모 압사 참사를 목격한 이들의 트라우마와 외상증후군을 우려하며 "SNS를 통해 매우 많은 영상이 돌아다녔는데 이런 상황을 목격했거나 혹은 영상을 시청해 상황이 자꾸 생각난다거나 가슴 두근거림, 불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주변 신경정신과나 건강정신의학과에서 치료, 상담받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 교수는 CPR 골든타임에 대해 "일반적으로 심정지 골든타임은 4분이라 알려져 있다. 사실 젊은 환자들의 경우 10분 있다가 CPR을 해도 뇌 기능 회복까지 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다"며 "작은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의료진이 사망 진단을 하기 전까지 CPR을 시행해 주는 것이 환자에게는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CPR은 흉골과 가운데 부분을, 보통 젖꼭지와 젖꼭지 사이에 손바닥 두 개를 겹쳐 분당 100회 속도로 3~5cm 누르면 된다"며 "분당 100회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