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속도조절 나설 듯...변수는 아직 많아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이 50bp(0.5%)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1일 CME(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미 연준의 금리 50bp 인상 가능성은 8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전날 빅스텝 가능성은 57% 수준에 불과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원 대비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7.9%를 하회하는 수치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최종 금리도 예상치도 하향조정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6%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10월 CPI 발표 후 최종 금리가 5% 미만에서 멈출 것으로 바뀌었다.
증권가에서도 12월 FOMC에서 50bp 인상을 예상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종 금리 전망을 4.75%로 유지하며 12월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까지 물가와 고용지표가 한 번씩 더 발표될 예정이지만, 누적된 긴축 효과가 가시화될 것을 고려하면 물가가 다시 오를 위험은 제한적이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시장의 심리가 살아나 금융여건이 크게 개선되면 연준이 원하는 긴축 효과가 희석되면서 물가를 누르는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연준의 정책 방향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정훈 유진투자증권도 "파월 의장은 11월 FOMC에서 이제는 인상 속도가 아니라 최종 금리 수준이 중요하다고 밝혔는데, 현재로써는 5% 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우려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12월 FOMC에서는 50bp 인상이 사실화되는 모습이지만,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금리 수준은 5.25%까지 오른다는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상 구간에서 대부분 실질 정책금리가 플러스인 구간에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