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여아는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액 삭감된 내년도 경찰국 예산안 상정 여부를 놓고 격돌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행안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경찰국 예산안 전액 삭감을 의결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경찰국 예산안과 함께 예산소위에서 의결된 예산안들을 회의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안이라며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결국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회법에 따라 의결을 거친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경찰국 예산 외에) 지역사랑상품권 등 예산은 합의한 사항”이라며 “소위원회에서 심사한 안건을 상임위에서 처리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국회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당 간사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위의 이번 예산안 심사는 합의나 협치 등 국회의 기본적인 전통이 깡그리 무시된, 다수의 힘에 의해 강행된 예산”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민주당의 예산안 심사는 어떻게 하면 국정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망신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을 더 떠받들어서 예산을 만들 수 있을까에만 골몰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항의하자 이 의원은 “이 대표 이야기만 나오면 어떻게 하실 줄을 모른다”며 "경찰국 관련 예산을 깡그리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았나"라고 맞받기도 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충돌이 이어지며 회의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 위원장이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질의를 이어가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예산안 상정이 먼저라며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소위에서 예산과 법률안을 표결, 다수결로 하는 관행이 없었다”며 “여야가 합의해서 원만하게 안이 만들어지면 내일 아니 오늘이라도 상정하겠다. 아직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경찰국 신설의 법적 불비를 처음부터 이야기했지만 국회와 상관없이 일방 결정했다. 법적, 논리적으로 인정 못하는 조직에 어떻게 예산을 주냐”고 따졌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국 예산 전액 삭감’은 감정에 찬 예산갑질이다, 치졸하다 못해 비루하다”고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지속되자 이 위원장은 회의 시작 40여 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행안위 예결소위에서 경찰국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예산 7050억원은 전액 복구했다. 당시 행안위 예산소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차관의 업무추진비를 대폭 삭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