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총순익 48% 감소…경기 둔화·코로나 봉쇄 영향
순익 증가도 일회성 영향…"플랫폼 제휴로 대출 늘기도"
미·중 관계·금리도 요인 중 하나…"영업환경, 부정 전망"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중국법인이 올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신한, 우리은행은 순이익이 늘었으나 국민, 하나은행은 중국 경기 둔화, 코로나 봉쇄령 등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해외영업에서 중국의 비중이 큰 만큼 업계에선 현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은행의 중국법인 순익은 총 55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60억원)보다 48% 감소했다. 현지법인 중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곳은 신한은행(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으로 344억원의 순익(누적 기준)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2억원)과 비해 126%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중국우리은행)도 지난해 3분기 198억원에서 올 3분기는 53% 늘어난 303억원의 흑자를 냈다. 신한, 우리은행의 관계자는 3분기 대손비용이 줄어든게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은행은 여기에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로 대출자산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은행 중국법인(Kookmin Bank (China) Ltd.), 하나은행(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은 각각 82억원,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법인은 1년 전 각각 145억원, 564억원의 순익을 낸 곳이다.
국민, 하나은행의 중국법인은 경기 침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 지표는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5.2%)를 하회했으며 소매판매는 0.5% 감소해 2개월 연속 둔화했다. 고정자산투자(1~10월)는 전년 대비 5.8% 늘어 전년 동월(6.1%), 전월(5.9%) 수준을 밑돌았다.
이중 고정자산투자는 중국 거시경제 지표 중 하나로 비농촌 지역에서 고정자산(공장, 도로, 전력망 등)을 건설하고 구매하는 총 작업량, 관련 비용을 일컫는다.
또 중국 코로나 봉쇄령도 은행 영업 부진의 원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지 법인의 자금 유동성이 줄면서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신규 확진자는 2만3276명으로 전날(2만199명)보다 3077명 늘었다. 일주일 전인 9일(9005명)에 비해선 1만4271명 폭증한 수준으로 광저우 등 주요 지역은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중국 내 영업환경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를 나타내는 지표가 둔화되고 있고 코로나 확진자도 증가하면서, 경기 하강 압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은 코로나 전에도 당국 규제가 심했던 나라다"라며 "공산당 입장에선 한국의 은행들은 '외국인 투자자'다 보니, 이익을 내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요인뿐만 아니라 미·중 관계, 미국 금리인상도 현지법인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라며 "중국 경기가 회복돼야 법인의 순익도 늘겠으나, 당분간 경기 침체, 코로나 확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현지법인의) 실적 개선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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