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1만7266개…1년 만에 1533개 급감
현금 사용량·오프라인 점포 감소가 주요 원인
디지털 취약계층 교육·프로그램도 무용지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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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현금 자동 입출금기(Automated Teller Machine, 이하 ATM)가 감소하고 있다. 현금 사용이 줄고 모바일 뱅킹이 늘고 있어서다. 은행들도 ATM을 운영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디지털 취약계층(장애인, 고령층) 소외현상이 사그러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ATM은 총 1만7266개로 나타났다. 전분기(1만7554개)보다 288개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1만8799개)와 비교해서는 1533개 줄었다. 

ATM이 가장 많이 줄어든 은행은 국민으로 1년 새 633개가 사라졌다. 신한은 481개, 우리는 324개, 하나는 95개가 모습을 감췄다.

국민은행의 경우, 공과금 자동납부를 위해 도입한 페이웰(Paywell)도 지난해 3분기 1079개에서 △1039개(2021년 연말) △991개(2022년 1분기) △982개(2022년 2분기)로, 올해 3분기엔 949개로 나타났다. 

이는 현금 사용량 자체가 줄어든 결과다. 최근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51만원으로 2018년 64만원에 비해 13만원이 줄었다. 이 자료는 3년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첫 조사였던 2015년 가계의 현금 지출액은 81만원이었다. 

전체 지출액 중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36.8%에서 2018년 32.1%, 2021년 21.6%로 줄면서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비현금지급수단(신용카드, 계좌이체) 이용이 어남에 따라 현금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4대 은행 ATM 개수 증감(단위 : 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내 4대 은행 ATM 개수 증감(단위 : 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한 운영 효율성 저하, 고객 감소 등을 이유로 은행이 오프라인 점포(지점, 출장소, 사무소 포함)를 폐쇄하고 있다는 것도 ATM 급감에 영향을 끼쳤다.

실제 3분기 은행 4곳의 점포는 총 2891곳으로 최근 1년간 255곳이 줄었다. 우리은행이 84곳의 점포의 문을 닫았으며 △신한은행 74곳 △국민은행 69곳 △하나은행 28곳 순으로 이어졌다. 은행들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 집중하며 디지털 조직을 꾸리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 취약계층의 서비스 사용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취약계층의 소외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상이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일부 은행들이 유통업계와 손잡고 편의점 내 이색·혁신점포를 선보이고 있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에겐 무용지물일 뿐이고, '이게 혁신이냐'라는 식의 부정적인 의견도 꾸준하다. 

은행권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가 없어지는 것은 현금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사회적인 흐름이다"라며 "요즘엔 이체할 때도 점포에 내방하지 않고 모바일 뱅킹으로 사용하니, 자연히 ATM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은행별로 취약계층을 위해선 대안을 세우고 있기는 하다"라며 "금융업무를 전부 볼 수 있는 서비스, 키오스크 등을 구축했고,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엔 ATM을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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