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바이오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
'치과질환 치료제·체외진단키트·결핵백신' 등 성과내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오리온이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확대·강화하며 미래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주력인 제과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지난달 29일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치과치료제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오리온홀딩스와 하이센스바이오는 각각 60%, 40%의 지분율로 치과질환 치료제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칭)를 이달 설립한다. 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자본금을 165억원까지 출자할 계획이다.
오리온홀딩스는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이,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한다. 추후 구강청결제, 치약 등 의약외품뿐만 아니라 식품 소재 영역까지 진출할 방침이다.
앞서 오리온홀딩스는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는 총 4개로 늘어나게 됐다. △오리온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 쇼박스, △생수사업을 영위하는 오리온 제주 용암수, △오리온바이오로직스다.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허인철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핵백신 임상·인허가와 같은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신규 유망기술을 지속 발굴해 바이오를 오리온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온은 2020년 제과업계 최초로 160조원 규모의 중국 바이오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을 바이오 사업의 첫 진출지로 낙점하고 중국 국영 제약기업인 '산둥루캉의약(루캉)'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다.
현재 합자법인을 통해 국내 유망 바이오 기술을 도입, 중국 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 도입을 완료했고, 11월에는 중국에 암 체외진단 제품 개발을 위한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갖췄다.
올해는 백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2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내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중국 산둥성 지닝시에 백신 생산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9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백신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리온홀딩스는 향후 합성의약품,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설립을 계기로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음료, 간편대용식 사업과 함께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신사업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전문 기업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했다. 올 1월에는 레드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로 출범하고, 면역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7월 의료소재 사업을 위한 법인 '대상셀진'을 신규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상셀진은 녹조류에 속하는 단세포 생물인 클로렐라 기반의 의료용 소재에 대해 연구 중으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연구개발 및 제조, 단백질 의약품 개발 및 생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과 바이오는 연계점이 많아 과거에도 식품기업들이 R&D 투자를 통해 관련 역량을 키워왔다"며 "식품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인 이유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국내외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창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