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유한, mRNA 활용 항암제 개발 추진
셀트·삼진·안국, ADC 항암제 개발에 역량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이다. 이 두 기술 모두 기존 기술 대비 높은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4일 미국 바이오 벤처 온코러스와 지질나노입자(LNP) mRNA(메신저 리보핵산) 의약품 공동 연구개발·상업화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mRNA는 DNA(데옥시리보핵산)가 단백질로 바뀔 때 메신저 역할을 하는 RNA다. 쉽게 말해 DNA가 가진 유전정보를 다른 곳에 옮겨주는 일을 한다.
mRNA 치료제는 생체 외 전사 반응(DNA의 유전 정보가 RNA에 옮겨지는 과정)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제작될 수 있어 많은 질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온코러스가 보유한 자체 LNP 플랫폼을 활용해 대웅제약의 mRNA 항암신약에 최적화된 제형을 찾아 정맥 투여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온코러스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앤도버에 있는 첨단 제조시설에서 LNP 제제의 제조, 생산 및 최적화를 담당하고, 대웅제약은 비임상 개발을 포함한 임상과 상업화를 진행한다.
온코러스는 2015년 설립된 미국 소재 바이오 벤처다. 정맥 투여를 통한 자가 증폭 RNA 개발 기술과 mRNA의 체내 전달을 위한 독점적인 LNP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LNP는 지질로 이뤄진 약 100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로, mRNA 치료제 등을 개발할 때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기존 LNP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규 mRNA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이 mRNA 플랫폼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6월부터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 이주엽 미국 신시내티대학 교수 연구팀과 각각 mRNA와 LNP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유한양행은 공동연구들을 통해 확보하는 원천기술을 활용해 면역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면역항암제를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바이오텍 중에는 뉴클릭스바이오와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가 mRNA 기반 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뉴클릭스바이오와 드노보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1월 원형 mRNA 기반 NK(자연살해) 세포 항체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는 뉴클릭스바이오의 원형 m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드노보의 NK 세포 인게이저 이중항체를 체내에서 발현시키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를 진행중이다.
ADC도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해 각광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ADC는 항체의약품과 1세대 세포독성 약물 두 가지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원하는 부위를 정밀 타격해 ‘유도탄 신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미 치료제 개발은 활발히 추진중이다.
삼진제약은 지난 4일 항체 신약 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삼진제약이 ADC에 사용할 새로운 기전의 ‘페이로드(저분자화합물)’를 발굴하면 노벨티노빌리티가 신규 페이로드에 자사의 링커 기술을 활용한 ‘링커-페이로드 결합체’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양사는 링커-페이로드 결합체 개발 이후 ADC에 최적화된 면역항암제 등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나선다는 목표다.
안국약품도 피노바이오와 지난달말 업무협약을 맺고, ADC 항암제 개발을 추진중이다.
안국약품의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역량과 피노바이오의 ADC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ADC 항암제 개발 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양사는 연구시설 활용, 연구인력, 기술 및 정보 교류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도 지난해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해당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선급금을 지급하고 최대 15개의 타깃에 피노바이오의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인 ‘PINOT-ADC’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와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하면서 지분투자 및 공동연구 계약도 맺었다. 셀트리온은 이 계약을 통해 15개의 타깃 옵션권에 대해 1개의 옵션 행사 시마다 1개의 타깃에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후보 물질에 PINOT-ADC기술을 적용해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ADC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mRNA 플랫폼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치료제 개발 시기보다도 크게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차세대 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