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에 대한 서운함 있지만 안철수는 결 달라”
요동치는 판세에 나경원 전 의원 역할 강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형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대변하는 박종희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과 나 전 의원이 7일 오찬 회동을 가진 것과 관련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김 의원을) 어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당원들이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시각에서 어떤 게 당에 좋을까하는 마음으로 (나 전 의원이 오찬에 나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7일 서울 중구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당에 대한 애당심 등에 대한 충분한 이야길 나누고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선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나 전 의원의 자택을 방문하고, 5일에는 나 전 의원이 가족여행 중인 강원도 강릉까지 찾아갔다. 김 의원의 ‘삼고초려’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할 수 없는 당협위원장 신분인 나 전 의원에게서 최선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불화, ‘친윤(친윤석열)’계’의 십자포화, 초선의원들의 연판장 등이 나 전 의원의 출마 의지를 꺾은 만큼, 7일 김 의원과 나 전 의원간 회동에서도 그런 불편함이 감지됐다는 의견에 박 전 의원은 “(그동안에 있었던 불편한 일들에 대한 서운함이) 얼굴 표정에 나타난 것 같다”고 동의했다.

이어 “김 의원이 여러 번 찾아오고 초선의원들이 와서 위로 겸 유감의 뜻을 표한 것, 그리고 전당대회 컷오프 관련 여론조사가 있는 타이밍 등을 고려해서 어제 만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 수위가 점점 높아지거나 전당대회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심 팔이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심 팔이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안철수 의원의 행보나 정치 뒷이야기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본 사람들은 안 의원이 결이 다른 것을 느낀다”며 “지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당의 일부 초선 의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해 서운함이 있지만 본원적으로 안철수 후보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안 의원 본인의 책임일 것 같다. 당에 와서 아직 섞이지도 못하고 당원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후 (의원들과의) 여러 스킨십 기회가 있었지만 잘 이루어지지 못했고, 정부 정책이나 당 현안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부분들이 당원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박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와 각을 세우는 안 의원과 천하람 변호사에 대해서는 “당내 주류로 자리잡기는 힘들다”라며 “당의 건강성을 위해서 의견을 내고 당내 민주주의의 상징 같은 건 되지만 그 벽을 뚫고 당대표까지 가기는 쉽지 않겠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난 전당대회와 비교해 당원의 지역별·연령별·성향별 구조가 많이 바뀌었고 당원 숫자도 24만명에서 지금은 80만명에 육박한다”면서 “어떤 층에서 투표율이 높을 것인가. 어떤 성향의 분들이 누구를 지원할 것인가에 따라 (전당대회) 판세가 요동치는데 거기서 나 전 의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나 전 의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김기현-나경원’ 회동에 대해 장제원 의원, 박수영 의원 등 친윤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고, 반윤(반윤석열)계인 천하람 후보는 “너무 올드하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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