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비로보틱스의 경쟁력의 핵심은 점주 입장을 반영한 ‘유예형’ 요금 체계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보급 매장을 다양화해 연내 35% 점유율을 달성할 것입니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는 올해 회사 운영 목표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비로보틱스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서빙로봇 사업부가 분리해 지난 1일 출범한 신규 법인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서빙로봇사업실을 이끌었던 김민수 실장이 초대 대표를 맡았다.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서빙 로봇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이듬해인 2019년부터 임대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내놓은 36개월 약정으로 34만원까지 낮춘 서빙로봇 렌털 상품은 서빙로봇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타 서빙로봇 서비스가 월 이용료가 50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약 30%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9620원,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7만696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근로시간 40시간 기준 201만580원에 달한다. 이와 비교하면 인력 1명당 최대 7개까지 렌털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비로보틱스는 서빙로봇을 빌려 쓸 것인지 구매할 것인지를 36개월 만기 시점에 결정하게 해준다.

김 대표는 “서빙로봇을 사용한 직후 시점에 ‘렌탈’과 ‘할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폐업률도 높고 매장의 임대기간이 2년 단위인 사장님들에게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장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36개월 만기 시점에 300만원 상당의 잔존가치를 가진 제품을 반납할수도, 구매할 수도 있도록 했다”며 "이런 구조는 3년 뒤에 서빙로봇 중고상품에 대한 고민을 회사에서 짊어지는 것으로, 고객을 위한 방향에서 고민하다보니 이런 부담을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그렇다면 실제 로봇의 성능 및 현장 반응은 어떨까. 만약 로봇 1대가 0.7인분 정도만 하더라도 소상공인들의 인건비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김 대표는 “사용 매장에 따라 피드백이 다르긴 하다. 잘 쓰는 매장은 1인분 이상이라는 말씀도 하시고, 어떤 매장은 0.5인분 정도라고 하신다”며 “결국 서빙로봇은 도구라고 본다면 스마트폰처럼 사용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로봇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종국에 가서도 서빙로봇이 1인분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평균적으로 0.8인분 정도까진 가능할 것”이라며 “서빙로봇은 결국 알아서 운반을 해주는 역할로 인력대비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가 좁고 뚜렷하기 때문에 완전히 1명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S'.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S'.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서빙 로봇 시장 규모는 약 5000대 정도로, 3년 내 약 5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우아한형제들이 서빙로봇 렌털 상품을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보급한 로봇의 수는 1200대 가량이다. 전체 시장에서 25%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로보틱스는 아직까지 서빙로봇은 외식업장의 수요가 가장 크고 다른 분야에서는 시작 단계지만, 수요가 큰 곳에서 확장한 이후 타 업장으로 점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서빙로봇은 운반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대형마트, 스크린골프장, PC방 등 여러 사업장에서 늘려나가 연내 내 1300대를 추가 보급, 점유율 3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비로보틱스는 상용화가 이뤄진 서빙로봇 관련 업무만 담당할 예정이다. 배달로봇의 경우 아직까지 관련 규제 등 절차가 민감한 부분이 있어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 및 상용화를 맡는다.

비로보틱스는 이번 분사를 통해 확대되는 서빙 로봇 시장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선두업체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로봇의 국산화와 해외시장 진출이 목표다.

아직까지 국산화 및 수출 관련 세부적인 일정까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부품의 국산화를 완료하고 해외 진출의 초석을 다질 방침이다. 이전에 주문·서빙 연동 기능을 출시한 것처럼 추가적인 기능 개선을 이뤄낼 예정이다.

그는 “담대한 도전에 큰 책임감을 느끼지만, 우아한형제들 안에서 하기 어려웠던 여러 가지 시도들을 독립적으로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한다”며 “이젠 정말 스타트업으로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 동료들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투자 유치 등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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