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갤럭시S 시리즈에 재활용 소재를 확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상품화했을 때는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 박성선 부사장은 "'갤럭시S23 울트라'에 총 12개의 재활용 소재 부품을 적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갤럭시S23 시리즈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부품의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초로 재활용 소재가 외장재에 적용됐다. 특히 갤럭시S23 울트라의 케이스 프론트에는 폐페트병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전면·후면 글라스에는 재활용 글라스를 넣었다.

전작인 갤럭시S22 울트라에는 친환경 부품이 6개 적용됐지만 이번 제품에서는 12개로 2배 늘었다. 박성선 부사장은 친환경 부품 적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나일론 소재인 폐어망은 질기고 강하지만, 습기에는 약하다"면서 "치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는 문제 때문에 실제로 스마트폰에 폐어망을 적용하기까지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밝혔다.

치수 안정성은 물체가 실용적인 온도·습도 등의 조건하에서 치수 및 형상이 변화하지 않는 성질을 말한다. 특히 플라스틱에선 치수 안정성이 양호한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재활용 플라스틱(PA: Polyamide)을 만들었다. 이 플라스틱은 갤럭시S23 울트라의 내부 S펜 커버, 하단 스피커 모듈 등에 적용됐다.

폐어망은 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돼 유령처럼 바닷속을 떠다녀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약 15톤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해 재활용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부사장은 "가혹한 조건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제품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상품화했을 때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닝과 손잡고 신제품에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 2'도 적용했다. 이 글라스는 재활용 소재가 평균 22% 사용됐지만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된 글라스 중 내구성이 가장 뛰어나다. 박 부사장은 "코닝과 함께 재활용률을 최대한 올리자는 목표를 세우고 이 글라스를 개발하는 데 2년이 넘게 걸렸다"고 소개했다.

갤럭시S23 울트라에는 전작에서 사용했던 폐어망·폐생수통의 재활용 플라스틱 뿐 아니라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가 적용됐다.

폐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1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PBT)은 외장 케이스 프론트에 사용됐다. 또 동일 소재를 80% 사용해 만든 필름은 제품 후면의 글라스 내부에 쓰였다.

공정 중 발생하는 알루미늄 부산물을 28% 사용해 만든 재활용 알루미늄은 제품 측면의 사이드키, 볼륨키, SIM 카드 트레이에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