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이후 첫 흑자전환...데이터센터 화재로 ‘영업적자’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출범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액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탓에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도 확대됐다.
문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진출하는 올해부터다. 카카오페이의 매출 비중은 결제서비스가 대부분인 만큼, 애플페이, 삼성페이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애플페이가 국내에 진출해 삼성페이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경우 카카오페이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올해 해외진출과 함께 국내에서는 대출중개서비스 강화와 함께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결제서비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낮은 금융서비스의 수익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순이익은 275억원으로 출범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연간 거래액은 11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매출은 5218억원으로 출범 이후 매출액 첫 5000억원을 돌파했고 전년 매출 4586억원 대비 13.7% 늘었다. 지난 2018년 이후 출범 5년만에 매출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보다 비용이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비용은 5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4849억원 대비 16.7% 증가했다. 결국 지난해 카카오페이는 45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272억원 대비 67.2%나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카카오페이의 적자 확대는 지난해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탓이다. 실제 화재가 발생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전체의 절반 가량인 222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자산은 3조3329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9% 감소했고, 부채는 1조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줄었다. 자본은 1조90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올해 매출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만큼 높지 않고 이익 개선 속도 역시 빠르지 못했다”며 “침체된 경제여건에 더해 기업공개(IPO) 직후 일련의 일들로 인한 비판적 시선이나 여러차례의 외부감사, 4분기 데이터센터 화재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진출하는 올해부터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매출 중 결제서비스 비중은 8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서비스 비중은 13% 전년 대비 의존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결국 애플페이가 국내에 진출해 삼성페이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경우 매출구성에서 결제서비스 비중이 높은 카카오페이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
올해 카카오페이는 해외진출과 함께 금융을 포함한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우선 일본과 마카오, 싱가포르, 프랑스, 중국 등 글로벌 오프라인 결제처를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대출중개서비스를 강화하고, 인수합병(M&A)에도 나설 전망이다.
신 대표는 “국경이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을 한다”며 “다른 경쟁사들도 하고 있는 일본이나 동남아 결제에 더해 올해 3월부터는 중국 내 본토에서 거의 모든 결제 가맹점에서 결제가 되는 유일한 월릿(지갑)이 돼 확실한 차별적 우위를 가지고 해외 결제에서도 차별화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경기 둔화 및 금리 인상으로 M&a 시장에 나오는 기업들이 많고 그 가치도 하락한 상황이다”라며 “그동안 아껴뒀떤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망한 투자 기회들을 탐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리더는 “올해 5월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예정으로 높아진 금리 부담에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길 원하는 사용자 니즈에 맞출 예정이다”라며 “주력 사업인 신용대출 외에도 자동차 담보대출, 서민금융상품, 개인 회생 대출 등 상품 라인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