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보험사·빅테크 등 도전 맞대응...틈새시장 공략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손보업계 리딩컴퍼니 삼성화재가 틈새시장 공약에 나섰다. 이달초 3040 젊은층을 겨냥한 건강보험과 사이버 보상보험을 선보인 삼성화재는 최근 항공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보험사와 빅테크 등의 도전에 맞서 삼성화재도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달초 30대 전용 건강보험 신상품 ‘내돈내삼’과 ‘사이버사고 보상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가 지난 1일 출시한 ‘내돈내삼’은 ‘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이라는 의미다. 이 상품은 합리적인 보험 가입을 원하는 30대 고객을 위한 건강보험으로 핵심담보 위주로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성비 좋은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30대 전용 상품인만큼 30세부터 4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선택에 따라 90세 또는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60세 시점부터 가입금액의 2배를 보상하는 체증 구조로 소득보장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은퇴 시점 이후로 보상을 강화했다. 새로운 체증 구조는 암(유사암 제외) 진단비, 뇌혈관질환 진단비,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비 3가지 특약을 적용했다. 입원 후 통원일당도 신설했다. 질병 또는 상해로 3일 이상 입원 치료 후 180일 이내에 병원에 통원해 치료받는 경우 가입금액을 지급한다. 하루 최대 3만원까지 20일 한도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사이버사고 보상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온라인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개인형 사이버사고 보상보험으로 계약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우자나 가족을 함께 가입한다고 선택하면 피보험자로 포함되어 계약자와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법률상의 배우자, 자녀, 부모가 대상이다.
‘사이버사고 보상보험’은 사이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하나의 계약으로 보장하는 상품으로 사이버 금융범죄 피해보장, 인터넷 직거래·쇼핑몰 사기피해 보상, 온라인 활동 중 배상책임 및 법률비용을 담보별로 각 200만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온라인 사기피해는 ‘인터넷 직거래·쇼핑몰 사기피해 보상’ 담보를 통해 대비할 수 있고, 여기에 최근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상책임위험도 ‘온라인 활동 중 배상책임 및 법률비용’ 담보를 통해 보장한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위험에 대하여 개개인이 대비할 수 있도록 상품을 준비했다”며 “하나의 상품으로 다양한 온라인상의 위험을 쉽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심 항공 모빌리티 관련 보험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삼성화재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본에어’를 운영하는 모비에이션, 항공운항 전문회사 유아이헬리제트와 함께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보험 상품 개발에 나선다.
삼성화재는 손보업계 부동의 1위 보험사다. 하지만 지난 2021년 말 홍원학 사장이 취임한 이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리딩컴퍼니’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김정남 DB손보 부회장은 창립 60주년 창립기념사를 통해 ‘올해를 Top1 도전’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DB손보는 이미 자산규모 2위 현대해상을 순이익에서 제치며 삼성화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최장은 지난해 7월 CEO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2025년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것이다”며 “장기인보험 매출 1등, 당기순이익 1등, 시가총액 1등이 바로 그것이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7년 한때 장기·인보험에서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를 제치고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치열할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설계사 수에서는 삼성화재 보다 앞서 업계 1위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빅테크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손해보험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카카오손보의 출범과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손보업계 CM채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화재에겐 위협일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CM채널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는 장기·인보험시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가 보험가입 니즈가 낮은 3040의 젊은층을 겨냥한 상품들을 내놓고, 항공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도 나선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펼쳐 ‘세컨드 무버’라는 오명을 갖고 있던 삼성화재가 신시장 선점을 위해 ‘퍼스트 무버’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기존 보험사와 빅테크 등의 도전을 받고 있다”며 “오랫동안 고착돼 있던 손보업계에 최근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고, 삼성화재도 변화에 맞춰 신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