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서도 준법정신 확고히 해야"
진화에도 檢 포진 인사시스템 지적 계속
대통령실 "학폭,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것"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학교폭력(학폭)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자녀의 학폭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해 여론이 악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세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이 부총리를 만나 “교육부가 중심이 돼 교육청 등 관계 부처가 잘 협의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일방적, 지속적, 집단적인 폭력은 교육 현장에서 근절해야 한다”면서 “산업현장에서 법치를 세워야 하듯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 학부모, 교사 간 질서와 준법정신을 확고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정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후 정 변호사의 아들이 2017년 자율형사립고 재학 중 동급생에게 8개월 동안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전학 처분을 받았고, 전학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 변호사 아들이 전학 처분을 받은 지 1년이 지나서야 전학해 피해 학생이 장기간 2차 피해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임기 시작 하루 전인 25일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당일 정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즉시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재빠르게 대응한 것은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학폭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흥행하면서 여론이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 변호사의 아들이 학폭에도 불구,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공정 이슈와 결합하면서 여론은 들끓고 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정 변호사는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자녀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자녀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포진, ‘부실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직 후보자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선 추천, 1차 검증, 2차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사 추천 업무는 대검찰청 사무국장 출신의 복두규 기획관이 있는 대통령 인사기획관이, 1차 검증 실무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2차 검증은 검사 출신인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맡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정 변호사가 아들 학교 폭력 전력을 기술하지 않고 숨겼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부실 검증을 인정,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 인사 검증 라인에 대한 문책론이 나오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전질의서에 공직 후보자가 얼마나 답을 정확하게 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실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문제들이 매우 많은 것 많다”면서 “우리 사회가 굉장히 오랫동안 안고 있는 문제였지만,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었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인사 문제와 관련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진행되는 대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차원의 학폭 근절 대책이 나오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학폭에 대한 여러 형태의 분석,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 학교나 사회가 보장할 수 있는 영역, 입시와 관련돼 있으면 대학교에서의 조치 등 여러 가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문제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