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창립 100주년을 3년 앞둔 유한양행이 주주가치 제고에 분주하다. 신약개발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배당금 확대,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혁신 신약 개발로 기업가치 높인다
유한양행은 연구 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신약 개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폐암 신약 ‘렉라자’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쓰는 치료제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2015년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도입해 국산 31호 신약인 렉라자를 탄생시켰다. 렉라자는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국내에서는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고, 처방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30억원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키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달 렉라자의 국내 적응증을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한 허가 변경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지난해 10월 EGFR 활성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수행한 다국가 임상 3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한 만큼, 1차 치료제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 국내 매출만 연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도 노린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파트너사 얀센과 논의를 통해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 개발도 적극적이다. 기술수출 신약물질인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제인 ‘YH12852’는 미국 임상 2a상에 진입한 상태다.
YH12852는 2020년 8월 유한양행이 미국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에 기술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로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합성신약이다. 국내에서 전임상 독성, 임상 1상 시험을 마치고 프로세사에 기술 이전됐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 역시 유럽에서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 중 임상 1b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투자로 신성장동력 확보
유한양행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신약개발과 함께 추진하는 전략은 사업 다각화다. 유한양행은 생활용품 등 신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해나가는 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사업 다각화를 위해 유한양행이 선택한 전략은 ‘지분 투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만 △암호명케이문화산업전문 △메디라마 △온코마스터 △지지56코리아 △전진바이오팜 △휴이노에임 △에이투젠 △스파인바이오파마 △에이인비 등 9곳에 신규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 중 대부분의 기업은 사업다각화와 연관이 있는 기업이다. 예컨대 지지56코리아는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메타버스, 디지털 자산 거래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다.
메타버스 리서치 플랫폼 ‘핑거레이트 2.0’, 블록체인 고객만족도 플랫폼 ‘비투어 체인’ 등을 개발했다.
전진바이오팜도 유한양행이 생활용품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유한양행은 전진바이오팜과 차세대 생활용품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은 바 있다.
전진바이오팜은 제형화 기술을 이용해 유해생물 피해감소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캡슐형 세탁세제, 건조기 전용 드라이시트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개발했다.
유한양행은 세탁용 이염방지시트, 드라이시트 등 다양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인수한 에이투젠도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2021년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을 론칭한 뒤 영업망을 확장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에이투젠은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 역량을 보유중이다. 지난해에는 혈당저하 프로바이오틱스 ‘HAC01’ 균주로, 개별인정형을 획득하기도 했다.
◇무상증자만 50번…주주친화 행보
유한양행은 지난 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1주당 보통주 400원(우선주 41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확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73억원이다. R&D 투자 확대 등으로 2021년 대비 수익성이 지난해 감소했지만 배당액은 오히려 4.6% 더 늘렸다.
유한양행은 매년 주주들을 위해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196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1963년 첫 무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몇 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무상증자를 시행중이다.
지난해 말에도 1주당 0.05주의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상장 이후 현재까지 진행한 무상증자만 횟수로 50여 번에 이른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도 자사주 1만7086주를 보유, 책임경영을 실천 중이다. 지난 1월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500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곧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글로벌 혁신 신약인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앞세워 유한양행의 비전인 '그레이트 유한, 글로벌 유한'(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