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청약서 1.87대 1 경쟁률 기록...예상보다 선전
"리츠 투자,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심 가져 볼 만해"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삼성FN리츠(삼성에프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고 완판을 기록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FN리츠는 27일과 28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1.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FN리츠는 앞선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삼성FN리츠가 기관과 일반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시장 공포감까지 커진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삼성FN리츠에 앞서 28일 상장한 한화리츠는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0.53대 1을 기록해 고배를 마신 뒤, 상장 후에도 8% 가량 하락하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당초 삼성FN리츠의 공모 결과도 한화리츠와 유사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고금리 영향에 리츠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 또한 위축됐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에서 처음으로 내놓는 공모 상장 리츠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우량 오피스 자산인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연평균 배당률은 약 5.6%며 1, 4, 7, 10월 결산 기준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배당률이 한화리츠(약 6.85%)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리츠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면서 이색적인 장점을 제시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 측은 리츠의 강점으로 안정성과 꾸준한 자산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삼성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높으며, 향후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자산 및 신규 자산을 지속 편입해 리츠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삼성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리츠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는 한화리츠와 비교해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리츠 투자에 대해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가 안정화되는 시기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투자의 매력에 의구심이 제기됐지만, 역으로 투자자들은 금리 고점에 설립된 리츠에서 중장기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금리 안정화 시기에 돌입하면 이자비용은 절감되고 배당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올해 상장하는 리츠들도 자산 매입과 대출 실행시기가 최고금리를 보이던 지난해 4분기였다는 점에서 유사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FN리츠는 다음달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대표 주관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고,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