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일반 청약 경쟁률 0.53대 1...청약 증거금 91억원
삼성리츠 20일 수요예측..."한화보다 낫지만 큰 차이 없을 것"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한화리츠가 일반 청약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공모 일정을 앞둔 삼성FN리츠 또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FN리츠 역시 한화리츠와 큰 차이가 없는 결과를 받아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0.53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91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한화리츠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24대 1을 기록했다. 한화 측은 경쟁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56%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스스로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거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으면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는 위험이 줄어든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을 스폰서로 하는 오피스 리츠다.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을 포함해 서울 노원구, 경기 안양∙부천∙구리 등에 위치한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들의 한화그룹 계열사 임차면적은 68.2% 수준이다.

한화는 리츠의 강점으로 안정성과 배당수익을 제시했다. 규모가 큰 그룹 계열사를 대주주로 두면서 신뢰도와 안정성을 확보했고, 연 2회 반기 배당으로 연평균 약 6.85%, 경쟁 리츠 대비 높은 배당률을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또 리츠가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금리 안정화 국면에서 수익성이 증가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변동금리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에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한화리츠는 일반 청약에서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며 실권주가 발생했다. 한화 측은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정상적으로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흥행 실패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리츠가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기간 사태가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14일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56%, 3.91% 빠졌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영향에 리츠 자체가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2.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03%, 11.59 상승했다.

김정근 삼성SRA자산운용 대표. 사진=삼성SRA자산운용
김정근 삼성SRA자산운용 대표. 사진=삼성SRA자산운용

한화리츠가 흥행 몰이에 실패하면서 후발 주자들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FN리츠 기관 수요예측을 오는 20일부터 시작하며, 이어 27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에 돌입한다.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리츠인 삼성FN리츠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4개사(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증권)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대치타워는 GBD(강남권)의 A급 오피스로 상장 리츠 중 GBD 오피스 실물 전체를 처음으로 확보한 사례며, 에스원빌딩은 에스원이 100% 임차하고 있는 시청역 인근 A급 오피스다.

삼성FN리츠의 연평균 배당률은 약 5.6%로, 상장 리츠 최초로 1, 4, 7, 10월 결산 기준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삼성은 리츠의 강점으로 안정성과 꾸준한 자산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삼성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높으며, 향후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자산 및 신규 자산을 지속 편입해 리츠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리츠가 제시하는 이자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FN리츠는 브랜드 영향력으로 한화리츠보다는 나은 반응이 예상되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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