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증권사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 출시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최근 증권사들이 300조원 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상위 증권사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DC 모바일 사전가입 서비스도 개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편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퇴직연금 모델포트폴리오(MP) 구독’ 서비스를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증권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디폴트옵션 상품을 지정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설했다. 이달에는 디폴트옵션 관련 세미나를 실시해, 고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3일 퇴직연금 규약 모바일 동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퇴직연금 관련 간편하게 임직원의 동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에 한해 제공된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고객들의 연금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연금솔루션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선보였다. 또한 올해 중 퇴직연금 솔루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의 퇴직연금 전문 브랜드 및 서비스인 ‘하나 연금닥터’를 지난달부터 도입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최근 몇년 새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2016년 기준 약 147조원 규모였던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해말 336조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 860조원까지 퇴직연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퇴직연금과 관련해 일반 소비자들의 금융지식이 높아졌고, 관련 제도도 개편된 점도 한 몫했다. 예컨대 지난해 처음으로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됐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선택한 상품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더불어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해지하지 않고, 원하는 금융사로 옮겨갈 수 있도록 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현물이전 TF를 구성해 퇴직연금 계좌를 갈아탈 때 기존에 가입했던 상품을 해지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제도가 본격 도입된다면 증권사는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의 점유율은 50.6%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생명보험(22.0%)과 손해보험(4.8%) 등이 차지했으며, 증권사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반면 운용수익률은 증권업계가 3.17%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1.93%), 손해보험(1.69%), 은행(1.59%) 등의 수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따라서 향후 퇴직연금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은행에서 증권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금보다 퇴직연금시장에서 증권사의 영향력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