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5‧18 유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피해자들과 만나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전씨는 이 자리에서 “저의 가족들 뿐 아니라 저 또한 너무 추악한 죄인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 사이에 숨어 저의 죄를 숨기고 그들이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을 외면한 채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울먹이며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보실 수 있도록 앞으로 회개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겠다”고 말했다.

5월 항쟁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은 전씨가 사죄의 의미로 큰절을 하자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며 전씨를 안아주었다.

이후 전씨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 묘역 앞에서 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입고 있던 검은 코트를 벗어 묘비를 닦아줬다.

참배 직전 방명록에는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