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개선세 면밀히 검토 후 연말 보험료 인하 유도할 것”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동시에 개선됐는데, 자동차보험 제도개선과 온라인보험 비중 확대 등의 영향이다. 자동차보험 개선세가 이어지는 만큼 금융당국은 올해 면밀히 검토 후 연말 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이 이익이 날 경우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의 영업이익은 4780억원으로 전년인 2021년 3981억원 대비 20.1%, 799억 증가해 2년 역속 흑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자동차보험 흑자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동시 개선된 영향이다. 특히,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모두 고려한 ‘합산비율’은 97.4%로 전년대비 0.4%포인트 하락했고 이는 최근 10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이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긴다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보다 가입자에게 지급한 자동차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2%로 전년대비 0.3%포인트 하락했고, 2017년 80.9% 이후 5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 92.9%까지 올라왔지만, 코로나19로 이동량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사고율이 줄면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가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사업비율도 지난해 16.2%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사업비율은 감소는 판매비용이 적은 온라인보험(CM채널)의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다. 온라인보험은 설계사 판매수수료가 없어 대면채널에 비해 평균 17% 정도 저렴하다. 사업비율은 2013년 21.3%, 2014년 20.9%, 2015년 20.8%, 2016년 19.4%, 2017년 18.9%, 2018년 18.2%, 2019년 17.8%, 2020년 16.5%를 기록하며 꾸준한 하락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보사의 1~2월 누적 손해율은 평균 78.5%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 79.3%, 현대해상 78.7%, DB손보 78.3%, KB손보 78.0% 등으로 전년 대비 1.1~2.4%포인트까지 손해율이 낮아졌다.
또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보험금 누수를 막는 제도 개선 영향도 있다. 올해부터는 경상환자의 대인배상Ⅱ 치료비 중 본인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보험(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이나 자비로 처리해야 한다. 그동안은 자동차 사고발생시 100대 0 사고만 아니면 과실 정도와 무관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줘 과잉진료 유발과 보험금 누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여기에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한 장기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서 제출도 의무화되면서 보험금도 진단서상 진료 기간에 맞춰 지급되는 것으로 개선됐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율은 2018년 18.8%, 2019년 17.8%, 2020년 15.5%, 2021년 15.2%, 2022년 15.0%로 줄었고,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에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연말까지 손해율과 실적 추이에 따라 그에 부합한 수준으로 보험료 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상환자 장기 치료시 진단서 제출 의무화, 대인Ⅱ 치료비 과실책임주의 등 올해부터 시행된 제도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월별 손해율 추이를 면밀히 점검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 2400만명이 가입하고 있는데 자동차보험에서 과도한 이익이 발생하면 어떻게 동의가 되겠느냐”며 “지난해 이익 규모나 손해율 등을 고려해서 보험료가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올해 당연히 보험료 조정을 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해가 나서 인상한다면 이익이 날 경우 돌려주는 게 당연하고,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와 손해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와 계속 협조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