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쌍용차 사명 변경과 관련, 거부감이 없도록 자연스러운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재선 회장은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비전 테크 데이(Vision Tech Day)'에서 새 사명(KG모빌리티)을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쌍용차’를 억지로 지우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곽 회장은 “쌍용차에서 KG 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꾸는 데 대해 고민과 생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많은 논의와 조사를 거쳐 바꾸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명변경 진행 과정이 늦어지고 덜 된 구석도 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곽 회장은 “영화 촬영 기법 중 하나인 ‘페이드 아웃’ 방식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순간에 다 바꾸는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고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 시장에서 기존 쌍용차 차량들과 KG모빌리티의 신차가 공존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도 (새 사명을) 받아드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의 미래 청사진이 매우 밝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예를 들어 곽 회장은 투자 자금 마련 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유일하게 회사와 관련해 잘난 체 하는 게 하나 있는데, KG 모빌리티가 법정관리를 졸업한지 얼마 안돼 부채 비율이 거의 없는 완벽한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이라며 “때문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 금액이 문제라기보다는 이를 통해 얼마 만큼 벌어들일 수 있을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22일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확정하고 미래 발전 방향으로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기반의 AI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곽 회장은 모빌리티 기술 중심의 발전 방향을 재차 확인하는 한편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신형 전기차 토레스 EVX를 비롯한 콘셉트 3종의 개발 및 출시 계획 등을 소개했다.
토레스 EVX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신차 토레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조적 강인함에 EV 감성을 더해 새롭게 탄생한 KG모빌리티의 첫번째 전동화 모델이다. 토레스 EVX는 중형급 전기 SUV로 넓고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갖춰 캠핑 및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적은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했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약 500㎞, 국내기준으로 420㎞ 이상이다(자체 측정 결과).
KG모빌리티는 모터쇼 개막과 함께 토레스 EVX의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E5 4850만~4950만원, E7 5100만~5200만원(개별소비세 감면 기준)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지역별 전기차 보조금에 따라 실 구매가격은 3000만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된 전기차 콘셉트 ‘O100’은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이며, ‘F100’은 렉스턴의 뒤를 이을 대형 SUV이다. ‘KR10’은오프로드 SUV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으로 완성될 준중형 SUV로 전기차와 가솔린 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KG모빌리티는 커넥티비티 전략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회사는 차량 내부 고속 통신과 OTA(무선통신) 차량용 통합 OS 적용 등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클라우드 및 IT 기업들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계획라고 전했다.
또, 고성능 제어기 개발을 시작으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어플리케이션 및 클라우드 시스템 개발을 거쳐 SDV 기반의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개방형 통합 OS(운영체계) 기반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개발해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개방형 SDK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일반 개인이 자유롭고 빠르게 전용 앱을 개발해 판매 및 공유할 수 있는 앱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것이 회사 복안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OTA와 주요 모빌리티 기술 적용을 통해 고속도로에서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며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발해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전기차 자동 주차 및 충전 단계로 자율 주행 기술을 고도화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