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업 수익성 높아진 영향 큰 듯
영업익 1분기 기준 역대 세번째로 많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년만에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부진의 악영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49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4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어들었다.

LG전자의 이번 실적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은 세번째로 높은 것이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사 워룸(War Room) 태스크 등 사업구조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전사적 노력이 사업 성과로 가시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에 특허수익 등 일회성 호재가 포함돼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오히려 강화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전자는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2배가 훨씬 넘는 영업이익을 써냈다.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LG전자의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는 못한 것이지만 최근 업황 부진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이다. 매출액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소폭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높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LG전자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0조7540억원, 1조1149억원이다.

사진=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

영업이익이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던 배경으로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부담이 낮아진 점이 먼저 거론된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은 뒤 같은해 12월 한때 1107.09까지 떨어졌다. 올해 3월31일 기준 SCFI는 923.78을 기록했다.

잠정실적에선 사업본부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 추정치를 종합하면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수익성이 두드러지게 향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써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또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이 유력시된다. 글로벌 TV 시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선 상반기까지 재고 소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올해 1분기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기간 LG전자 VS사업본부가 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했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의 수익성도 지난해보다 향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광수 연구원은 1분기 BS본부 영업이익을 440억원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