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일 비은행 중심 현장경영…"우리銀도 찾을 예정"
비은행 키우기 과제…'우리벤처파트너스' 비중 커질 듯
기업 생애주기 맞춤 서비스 가능…'은행·PE 협업' 전망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비은행 계열사 방문이 업계 관심사다. 이달 초부터 벤처캐피털(VC), 저축은행, 자산운용, 자산신탁 등을 잇따라 찾았는데, 특히 첫 방문지였던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지난 12일까지 자회사 14곳을 모두 방문했다. 4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시작으로 △우리저축은행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을 거쳤으며 10일에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 △우리FIS를 순회했다. 

또 12일에는 △우리카드 △우리에프엔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연구소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재는 우리은행 방문만 남겨둔 상태다. 

업계에선 임 회장의 우리벤처파트너스 방문을 눈여겨보는 모양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달 23일 우리금융에 편입된 후 다올인베스트먼트에서 회사명을 바꿨다. 다올인베스트먼트 시절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투자했으며, 우리나라 1세대 VC로 평가받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임 회장은 우리벤처파트너스 방문에서 기업금융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자회사 편입으로, 기업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은행, PE(Private Equity)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스타트업을 키워내면, 우리PE자산운용이 장기자금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고, 우리은행이 안정적으로 지원하자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의 몸집도 자연히 커질 전망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우리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작년 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그룹 순익 기여도(지주 지분율 적용)는 83.9%에 달한다. 카드는 5.9%, 캐피탈은 5.3%다.

이는 은행이 주춤하면 그룹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다른 곳보다 크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은행업은 호황이지만, 금리인상기는 막바지에 달했고 일각에선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곧바로 1분기부터 은행들은 대출 역성장, 대손비용을 견디며 수익을 방어해야 하는 숙제에 맞닥뜨렸다. 우리금융으로선 VC-은행-PE로 이어지는 기업금융 새 먹거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임 회장이 이 점을 짚은 것이다. 

또 우리금융이 그간 △KB금융(KB인베스트먼트) △신한금융(신한벤처투자) △하나금융(하나벤처스) △NH농협금융(NH벤처투자)과 달리 VC계열사가 없었다는 점도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외에도 임 회장이 VC를 먼저 찾은 건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임 회장이 자회사를 순회하면서 주로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라며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먼저 찾은 이유는 가장 최근에 자회사가 됐기 때문에 현안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장기적 계획을 구상하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 넓게 보면 임 회장이 취임 당시 '좋은 문화를 가진 금융사'를 경영목표로 밝힌 만큼, 규모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계열사를 우선 방문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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