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손실 3조4023억원…전년 대비 적자전환
D램 빗그로스 전분기 대비 약 20% 줄어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후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써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3조4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8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1%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출하 감소로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 모두에서 적자를 써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설명자료에 따르면 1분기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10% 후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의 경우 1분기 빗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10% 중반 감소했다. ASP는 10% 정도 떨어졌다.

SK하이닉스가 거둔 실적은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는 높았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가 앞서 제시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4조8871억원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3조6645억원으로 추정됐다.

D램과 낸드 모두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모바일용 메모리 사업은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버용 D램, PC용 D램 매출 비중은 전분기 대비 줄었지만 모바일용 D램 매출 비중은 크게 늘었다. 낸드 사업에서도 모바일용 제품 비중이 전분기 대비 커졌다.

SK하이닉스의 12단 적층 HBM3.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하지만 고부가 제품인 서버용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영업적자 규모가 전분기보다 크게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서버용 DDR4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20~25% 하락했다. 모바일 D램 가격 역시 최대 18%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손실과 관련해 "급격한 매출 감소 및 재고평가손실 규모 확대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재고자산은 17조18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7% 늘어났다. 회사의 적극적인 감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요가 저조해 재고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 빗그로스가 전분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회사는 서버용 DDR5 및 모바일용 LPDDR5 수요에 적극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2분기 낸드 빗그로스 또한 두자릿수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176단 낸드 기반의 SSD, uMCP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공급 기업들의 재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시장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5세대(1b) D램이 10나노급 4세대(1a) 대비 넷 다이(Net Die, 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 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D램에서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적용을 확대해 공정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전년보다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여전히 메모리 시장 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당사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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