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릿·리스 확대 일시적 전략…현지 생산체계 조기 구축

기아 EV6. 사진=기아
기아 EV6. 사진=기아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기아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후에도 경쟁력이나 수익성에 끼치는 영향이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보다 적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6일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플릿판매(대량판매) 및 리스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당장 (플릿 및 리스 판매를) 확대한다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1분기 중 플릿판매 등을 많이 늘린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IRA는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 북미 지역 내 생산 및 조립 △핵심광물의 40% 이상 북미 또는 FTA 체결국(일본 포함) 내 추출 혹은 가공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전기차 구매 시 각각 3750달러씩 총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기아가 북미서 판매 중인 EV6 등 전기차는 해당 조건을 맞추지 못해 보조금(세액공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미 정부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제안을 일부 수용, 플릿판매 등에는 ‘생산지 조건’과 무관하게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연초 전기차 플릿판매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Jacob Javit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2023 뉴욕 오토쇼(202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기아 주요 임원진들이 EV9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 미국판매법인 마케팅담당 러셀 와거(Russell Wager) 상무,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 기아 미국디자인센터 커트 카할(Kurt Kahl)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사진=기아 제공
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Jacob Javit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2023 뉴욕 오토쇼(202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기아 주요 임원진들이 EV9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 미국판매법인 마케팅담당 러셀 와거(Russell Wager) 상무,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 기아 미국디자인센터 커트 카할(Kurt Kahl)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 사진=기아 제공

주우정 부사장에 따르면 기아는 올 1분기 전기차 플릿·리스 판매 비중을 30% 이상 높일 계획이었지만, 실제 비율은 9% 수준이었다. 4월 들어 리스 등의 비율을 25%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는 것이 주 부사장 설명이다.

주 부사장은 “플릿·리스 판매를 늘리면 아무래도 개인 판매보다 마진이 적고 인센티브 등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을 시장에서 한 것 같지만, 실제로 추가 인센티브 지급 없이 (플릿·리스) 판매를 늘렸다”며 “고객사 입장에서도 (플릿·리스 판매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도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세액공제 혜택 조건을 만족시켜서 수혜를 받는 시점을 앞당기는 원론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플릿·리스 판매는 짧은 과도기 기간 동안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목표로 25만대를 제시했다. 1분기 판매대수는 약 4만대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2분기 전기차 판매를 6만대 이상까지 끌어올리고 4분기에는 8만대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분기별로 1만대 이상 판매를 늘려 전기차 연 판매 목표 25만대 및 판매비중 9%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아는 올 상반기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을 국내에 우선 출시하고, 하반기 유 럽과 미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유럽과 인도 및 중국 등에 EV6 GT, EV6, EV5(중국) 등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