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각 지역에 조인트 벤처 설립…생산 인프라 구축
5개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개발 목표…R&D에 1.2조 투입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실적 하락세를 겪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해 반전을 노린다. 특히 연구개발(R&D) 영역에서만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현지 공장이나 CGT(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인수에도 나선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부터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좌우할 적극적 투자의 시기”라면서 이같은 성장전략을 공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성장전략으로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에 약 5배에 이르는 수치다.

안재용 사장은 이를 위한 세부 전략으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Endemic)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 등을 제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선 해외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역 확장 및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를 위해 중장기 핵심 성장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프로젝트를 가속화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해외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생산 인프라 구축은 해외 국가 정부와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국가의 정부가 대주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40%의 지분을 갖는 형태다. 이 같은 형태는 기술수출을 지분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어, 투자금액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2곳 이상의 지역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안 사장은 내다봤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입증한 역량을 바탕으로 각종 감염병에 대한 위탁생산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다수의 기업들과 구체적 위탁생산 계약 조건을 확인 중이다.

안 사장은 “빠르면 상반기 내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적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mRNA, CGT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MO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미국 기업 인수(M&A)도 고려중이다. 안 사장은 “현지 공장, CGT 등 미국 중심으로 M&A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연내 좋은 성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지난해 440억원 수준의 자체 개발 백신 매출 규모를 내년 22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전 세계 11개국에서 허가가 완료됐으며, 12개 국가에서 허가를 위한 심사 과정에 있다.

이 외에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해외 인허가를 지속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할 5개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도 발표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강화된 글로벌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기존 글로벌 백신 대비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백신을 개발해 시장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독감, 대상포진, 수두백신과 더불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Pan-sarbeco)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 등의 고도화 및 신규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 중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될 mRNA 등의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해 M&A도 계획중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연례 접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존 감염병과 더불어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내실 강화에도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의 BN.1, XBB 등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 중에 있다. 빠르면 상반기 중 변이 예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며 연내 영국,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등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스카이코비원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 백신 △사베코 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범용 코로나 백신 △전방위적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혁신적 의약품인 비강 스프레이(Nasal Spray) 등의 기초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인프라 고도화도 본격화한다.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시설 투자를 발표했던 ‘송도 글로벌 R&PD 센터(이하 R&PD 센터)’가 이달 착공에 돌입,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안 사장은 “R&PD 센터는 R&D 허브가 될 것”이라며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들어와 단순히 모이는 것을 넘어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분기 적자를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턴어라운드 시기를 3년 후로 내다봤다.

안 사장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3년간의 매출이나 이익 측면에서 마이너스가 있을 수 있다”면서 “3년 후부터는 실적에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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