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28일 다섯차례 음악회·학술행사 등 개최
유혜영·이강호·임수연·이지혜 등 개막연주회 출연

헝가리 출신의 현대음악 거장 죄르지 리게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축제 ‘리게티 페스티벌’이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한·헝가리친선협회 제공
헝가리 출신의 현대음악 거장 죄르지 리게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축제 ‘리게티 페스티벌’이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한·헝가리친선협회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서울의 5월이 헝가리 음악으로 뜨겁게 달궈진다. 최근 한국의 헝가리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양국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문화 교류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헝가리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서울에서 연주회를 여는데 이어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기념하는 페스티벌의 막이 오른다.

한·헝가리 교류 음악축제 ‘리게티 페스티벌’은 20세기 최고의 현대음악 작곡가로 평가받는 죄르지 리게티(1923~2006)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다섯 차례에 걸쳐 음악회와 학술행사가 진행된다.

리게티는 1950년대부터 전자 기술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활용한 다양한 음색을 선보여 현대 클래식 음악에 큰 영향력을 끼친 작곡가다. 현재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작곡가 진은숙의 스승이기도 하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리게티의 음악을 좋아했다. 1966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관현악곡 ‘아트모스페르’를 비롯해 그의 작품을 네 편이나 넣었다. 작곡가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저작권 소송으로 비화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리게티의 이름과 음악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주한 헝가리 대사관과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 강남구청과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들과 협력해 리게티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한·헝가리 친선협회가 있다. 국가간 친선을 도모하는 협회가 이런 행사를 주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헝가리 친선협회 노재헌 회장은 “이번 리게티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 헝가리의 뛰어난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계기가 돼 기쁘다. 한국과 헝가리의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이번 행사를 전후해 헝가리의 라슬로 쾨비르 국회의장, 야노시 차크 문화혁신부 장관,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리니 등 유력 인사들이 방한해 우호협력의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켜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개막연주회는 5월 17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도흐나니, 바르톡, 코다이 같은 헝가리 작곡가의 작품과 더불어 리게티의 대표적인 실내악곡이 한국 연주자 유혜영, 이강호, 임수연, 이지혜 등과 함께 헝가리에서 내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로만 미콜러, 비올리스트 허르기터이 벤체 등의 협연으로 펼쳐진다. 헝가리 야노시 차크 문화혁신부 장관도 참석한다.

학술 포럼은 5월 22일(월) 오후 4시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 리게티 관련 음악학자, 연주자 등 전문가들이 참가해 리게티 음악을 조명한다. 5월 25일(목) 오후 5시 30분 강남구청 본관 로비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열리는 인문학 콘서트는 리게티 평전의 저자 이희경의 헝가리 음악에 대한 강연뿐 아니라 헝가리를 대표하는 문화와 와인 등 여러 가지 특별한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5월 26일(금)과 27일(토) 이틀에 걸쳐 연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열리는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는 현재 부다페스트 리스트 음악원 교수이자 피아니스트인 보르베이 라슬로가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진행한다. 리게티의 100번째 생일에 맞춰 5월 28일(일) 오후 3시 서울대학교 파워플랜트에서 펼쳐지는 폐막 이벤트는 리게티의 작품인 ‘100대의 메트로놈을 위한 교향시’와 더불어 젊은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그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해 만든 작품을 최초로 선보인다.

행사를 총괄기획한 유혜영 예술감독은 “이번 축제는 헝가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헝가리의 역사와 음악을 조명해 볼 수 있도록 흥미롭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헝가리 친선협회는 2019년 7월 양국 문화예술과 경제 교류를 통해 민간 외교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9년 11월 헝가리 외교부 초청으로 헝가리를 방문해 외교부 산업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헝가리 관광청과 관광자원 및 상품 홍보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주한헝가리대사관 및 문화원과 함께 공공외교와 문화활동을 꾸준히 협력 지원해오면서 친선협회 활동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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