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연 최고위서 '김재원·태영호' 논란 사과
'지지부진' 당 지지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듯
18일 광주서 최고위 개최·민생 현장 활동도 계속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잇단 설화(舌禍)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에 대해 사과했다. 당 지도부의 연이은 말실수와 재·보궐선거 부진 등 부침을 겪으며 사면초가에 빠진 김 대표가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해소하고,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려 리더십을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우리 당 일부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 대표로서 무척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 일부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 대표로서 무척 송구하다"며 "정치인의 말은 천금 같아야 한다. 당 지도부 일원은 언행에 있어 더욱더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도덕 불감증이라 해서 우리 당도 그럴 수는 없다.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엄격한 도덕 기준을 지켜가야 한다"며 "언제나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을 나침반으로 삼는 국민의힘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는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일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한 뒤 열흘 만에 열렸다. 앞서 이달 4일과 8일 최고위가 예정돼 있었으나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의 대통령실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
이날 최고위를 재개한 데는 두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 절차가 끝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전날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을, 자진사퇴한 태 전 최고위원에게는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내렸다.
태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는 보궐선거를 통해 메꿔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 시 발생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선출 시한은 다음달 9일까지”라며 “오는 15일 최고위에서 선관위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과 태 전 최고위원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된 만큼, 김 대표는 당을 재정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2%, 더불어민주당은 29%로 집계됐다. 김 대표 당선 이후 같은 기관에서 조사(3월3주차)한 결과와 비교하면 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김 대표는 민생 현장 활동인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와 함께 청년정책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민심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최고위원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등 돌린 호남 민심도 달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대표는 이달 18일 광주에서 최고위를 열 예정이다. 아울러 당 의원들을 모두 이끌고 제43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