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비코로나19 제품 확대 계획
실적 회복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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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큰 돈을 벌었던 진단키트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이 올해 1분기 나란히 적자 전환했다. 엔데믹 영향으로 코로나19 진단 관련 수요가 급감해서다. 더 이상 코로나19를 통한 성장을 모색할 수 없게 된 이들 기업은 비코로나19 제품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2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824억원으로 86.9% 줄었다. 직전분기와 비교해선 각각 7.6%, 8.0%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실적 감소는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진단키트 수요 감소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100% 재고자산 충당금으로 설정하면서 645억원의 비용이 발생,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재고자산 충당금은 판매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 관련 손실을 비용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항목이다.

지난 1월 말 미국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합병 후 연결회계처리에 따른 인수가격배분(PPA) 상각 비용 341억원 등 일회성 손실도 반영됐다.

PPA는 피인수한 회사의 공정가치와 장부가치의 차이를 일정기간 동안 상각비용으로 회계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실질적인 엔데믹 전환으로 올 1분기 매출이 감소했다”며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합병 후 연결회계처리에 따른 PPA 상각 비용과 재고 리스크 해소를 위한 재고자산 충당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표 수혜 기업이던 씨젠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01억원으로 80.1% 줄었다.

씨젠도 역시나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진단시약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시약 매출은 1분기 13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95.9%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만 해도 코로나19 진단시약으로만 매출 3000억원대를 올렸었다.

코로나19 진단시약 매출이 급감하면서 시약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86.1%에서 올해 1분기 19.6%로 급감했다.

씨젠 관계자도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코로나 제품 확대에 사활 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혜가 사실상 사라지자, 이들 기업들은 비코로나19 제품 매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코로나19 제품 이외의 비코로나 진단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스탠다드 M10은 코로나19 검사 외에도 다양한 검사가 가능한 7종의 제품이 추가로 개발돼 이달 유럽 의료기기 인증(CE-IVD) 등록을 완료했다.

7종의 스탠다드 M10 신제품은 독감(Flu),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 동시 검사를 포함한 호흡기 2종, 약제내성 결핵을 포함한 결핵 검사2종, 자궁경부암(인체유두종바이러스, HPV) 검사,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 difficile) 장염 검사, 모기매개 아르보바이러스 다종 동시 검사 등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당 제품들을 3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국가별 추가 등록과 국제기구 인증을 거쳐 전세계적으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올해 중 대장균 검사가 가능한 제품과 다제내성 결핵 검사가 가능한 제품을 허가받겠다는 목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연내에 대장균 검사가 가능한 씨디피실 제품 및 다제내성 결핵 검사가 가능한 MDR-TB 제품의 국내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체의 혈액 내 간 기능, 전해질 등의 수치를 정량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생화학 검사 플랫폼 ‘C10’을 연내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젠도 앞으로 코로나19로 만든 분자진단 장비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비코로나19 제품군 확대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현재 씨젠은 미국 법인에서 1분기 현지 생산시설에서 연구용(RUO) 제품을 첫 생산했고, 연구소는 신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4종을 동시에 검사하는 신드로믹 PCR 제품이 현재 임상 중이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기술공유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의 중장기 전략 사업으로, PCR 기술과 노하우를 가국의 기업에 제공하고, 서비스 제공료(Service Fee)를 받는 사업이다.

지난 3월 첫 시작으로 이스라엘 대표 진단기업 하이랩(Hylabs)과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현지용 제품 개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씨젠 관계자는 “유럽 지역 대표 바이오 기업을 시작으로 연내 다수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실적으로 회복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내려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5.8% 줄어든 1조23억원으로 제시됐다.

이 기간 씨젠의 매출 컨센서스도 전년보다 43.5% 적은 4820억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실 코로나19로 큰 돈을 번 만큼,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실적 감소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코로나19 덕분에 갖춘 인프라나 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앞으로 실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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