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40% 돌파 여론조사 잇달아 발표
G7 참석 등 숨가쁜 외교 일정 영향준 듯
"말실수 줄이고 '할 말하는 외교'로 득점"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가 24일 잇따라 발표됐다. 한때 20%대까지 추락했던 지지율이 상승한 배경에는 외교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집권 초기 순방 때마다 논란을 빚었던 '말실수 리스크'를 털어낸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6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0.7%포인트 하락한 42.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0.1%포인트 늘어난 56.5%였다.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주 연속 40%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2∼24일 벌인 조사에서 36.7%였던 지지율은 이달 6∼8일 조사에서 42.1%로 상승했다. 이달 13∼15일 조사에서는 42.9%까지 올라섰다. 직전에 이뤄진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에 소폭하락했지만, 40% 초반대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국정 수행 긍정평가 이유로는 결단력·추진력(30.3%), 한미동맹·안보강화(25.2%), 노동개혁(16.2%) 등이 꼽혔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외교·안보(30.5%), 경제·민생(25.9%), 직무태도(13.2%) 등의 순이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에서도 40%를 넘어섰다. 긍정 평가는 41.2%였고, 부정 평가는 57.2%였다. 해당 기관이 이달 6~8일 벌인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1%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3.2%포인트 떨어졌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외교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은 최근 쉴 틈 없는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끌어냈다. 이달 초에 가진 한일정상회담에서는 12년 만에 '셔틀외교'(정상 상호 방문)를 복원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roup of Seven, G7) 정상회의에서는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안보와 경제 현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정상회의 마지막 날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정상 최초 일본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 운영 2년차에 접어든 만큼, 외교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초 순방 때 마다 불거졌던 말실수가 줄면서 외교 성과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말이나 표정 등은 대통령의 호감도를 좌우하는 변수"라면서 "집권 초 실수가 잇따랐었지만, 요즘엔 절제된 형태의 메시지를 내고 있고 국제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 속 서방을 중심으로 한 외교 기조도 성과를 내면서 요지부동이던 지지율이 복원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논란을 빚던 '말실수 리스크'를 털어낸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 등으로 겹악재에 시달리는 상황 속 '할 말 하는 외교'를 펼친 윤 대통령이 중도층에게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도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尹정부 외교 안보 정상화 : 한미·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평가 및 과제'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동안 여러 분야 중 한일·한미 외교 문제가 과거와 달리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가장 성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오래 단절되다시피 했던 가파른 대치의 한일 관계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정상화에 이르고 있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가치 동맹 회복의 중요한 모멘텀"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외교 참사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외교는 어떤 경우라도 정략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이번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린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성과를 결집해 G7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위상을 시연했다"며 "세계 시민의 진정한 자유와 번영 확대를 위한 윤 대통령의 비전과 약속을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성과만 가지고선 차기 총선에서 승리, 확실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의 정치공학적 기술이 향상되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경제"라면서 "복합위기에 따른 '상저하저'(상반기도 낮고 하반기도 낮은 성장률) 우려가 커지고 는 상황 속 순간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자만한다면 큰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만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지원 대책을 강구하고 수출 지원을 위한 과감한 규제 개혁 등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