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조사결과 지난해 1.4%포인트 낮아진 2.5%
고용증가율 1위는 쌍용차 인수해 직원 4400명 늘어난 KG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최근 1년새 국내 대기업 집단(그룹) 중 현대차는 1만명이 넘는 직원을 늘린 반면 쿠팡은 2만명 넘게 줄여 고용 성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82개 그룹의 2021년 대비 2022년 고용은 4만명 정도 증가했는데, 이는 이전해 76개 그룹이 6만명 이상 일자리를 늘릴 때보다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KG그룹은 최근 1년새 고용 증가율이 60%를 넘어 가장 높았고, 삼성그룹은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에 국내 고용 인원이 27만 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82개 그룹 2021~2022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82개 대기업 집단 내 국내 계열사는 3076곳이었다. 이들 3000곳이 넘는 기업의 2021년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71만9410명이다. 작년에는 176만2391명으로 1년새 4만2981명(2.5%↑) 수준으로 직원 책상이 많아졌다.
이는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76개 그룹에서 늘린 6만3740개(3.9%↑) 일자리보다 오히려 적은 숫자다. 대기업 집단에서 늘린 고용 증가율은 1년 새 1.4%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대기업의 고용 창출 속도가 다소 더뎌졌다는 의미가 강하다.
지난해 파악된 82개 그룹 전체 고용 규모는 작년 12월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자 수 1489만8502명의 11.8% 수준이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국내 고용 인원의 10명 중 9명 정도는 대기업 집단을 벗어난 중소 및 중견기업과 소상공인 등에서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고용 일자리를 크게 늘리려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고용 확대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사 대상 82개 그룹 중 최근 1년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52곳이었고, 22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8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돼 2021년 고용 인원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직원 수 변동이 없었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52곳 중에서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현대차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2021년 17만4952명이던 것에서 작년에는 18만8891명으로 1년 새 직원 수가 1만3939명이나 늘었다. 최근 1년 새 고용이 1만명 이상 늘어난 그룹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현대차 다음으로 최근 1년 새 5000~1만명 사이로 일자리를 늘린 그룹은 3곳 있었다. 이들 그룹군에는 ▲삼성 7148명↑(21년 26만6854명→22년 27만4002명) ▲SK 7061명↑(11만7438명→12만4499명) ▲CJ 5416명↑(5만2931명→5만8347명) 순으로 고용 창출이 컸다.
이와 달리 쿠팡 그룹은 최근 1년새 2만명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7만2763명이던 직원 수는 작년에는 5만2551명으로 1년새 2만212명 수준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 고용 감소율만 해도 27.8%로, 3명 중 1명꼴로 회사를 떠났다. 이외 ▲LG(2016명↓) ▲효성(1959명↓) ▲GS(1345명↓) ▲세아(1268명↓) 그룹 등도 2021년 대비 2022년에 1000명 넘는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3000곳이 넘는 82개 그룹의 계열사 고용 현황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작년 기준 직원 수가 1만명이 넘는 ‘고용 1만명 클럽’에는 27곳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작년 삼성전자의 고용 인원은 11만5832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어 ▲2위 현대자동차(7만2654명) ▲3위 LG전자(3만6093명) ▲4위 기아(3만5684명) ▲5위 SK하이닉스(3만1374명)가 대기업 집단 계열사 중 고용 톱5에 포함됐다. 이중 삼성전자는 2021년 대비 2022년 직원 수가 6579명 늘었고, SK하이닉스도 1733명 수준으로 일자리가 증가했다. 반면 LG전자는 2295명이나 직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6위 쿠팡풀필먼트서비스(3만1240명) ▲7위 LG디스플레이(2만9953명) ▲8위 이마트(2만6560명) ▲9위 롯데쇼핑(2만2021명) ▲10위 삼성디스플레이(2만1223명) 순으로 작년 기준 고용 규모가 큰 상위 10개 대기업군에 꼽혔다.
그룹별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고용 증가율로 보면 옛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품은 KG그룹이 66.4%로 1위를 차지했다. KG그룹의 경우 2021년 그룹 전체 고용 인원이 6706명이었는데 1년 새 4450명이나 고용 인원이 늘었다. 작년 기준 KG그룹의 고용 규모는 1만1156명으로, 처음으로 고용 1만명 시대를 열었다. 그룹별 고용 순위에서도 2021년 45위에서 작년에는 30위로 15계단이나 전진했다.
이어 JTBC와 중앙일보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중앙그룹도 2021년 3943명에서 작년에는 6085명으로 1년 새 53.2%나 직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두나무 45.2%(533명→774명) ▲한국타이어 34.1%(9438명→1만 2659명) 순으로 최근 1년 새 그룹 고용 인원이 30% 이상 상승했다.
작년 기준 그룹 전체 고용 규모별 순위는 삼성이 27만40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의 국내 직원 수가 26만명대에서 27만명대로 진입한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2013년 26만2865명이던 삼성 그룹 직원 수는 2017년에는 24만2006명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이후 고용 인원이 늘어난 2021년에는 26만6854명까지 증가해오다 작년에 27만명대에 첫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에 이어 ▲현대차(18만8891명) ▲LG(15만6775명) ▲SK(12만4499명) 그룹은 고용 10만명을 넘겼다. 그 다음으로 ▲롯데(8만7995명) ▲신세계(7만3739명) ▲KT(5만8541명) ▲CJ(5만8347명) ▲쿠팡(5만2551명) ▲한화(4만2555명) 그룹이 고용 규모 순으로 톱10에 속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 등에 각종 혜택을 주면 고용 창출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고용을 크게 늘리려면 30~100명 사이 직원 수를 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3년 올해는 경기 여건이 좋지 않아 IT와 유통 그룹의 고용 여건이 지난해보다 다소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