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고삐…마크롱과 정상회담도
베트남선 양국 관계 확대 발전·경제 협력 강화 방안 등 모색
대통령실 "디지털 국정 아젠다 공유하는 행보 이어갈 것"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을 찾는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맞춰 프랑스를 찾는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벌이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베트남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동행하고 양국 정부와 기업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 모색에 나선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9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와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프랑스 방문은 20~21일 파리에서 개최되는 172차 BIE 총회 참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BIE 총회 첫날인 20일(현지시간)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171개 회원국을 상대로 한 경쟁 프리젠테이션(PT) 행사에 참석한다. 같은 날 마크롱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한-프랑스 정상회담도 갖는다. 총회 2일차인 21일에는 우리가 주최하는 2030 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 행사에 참석해 각국 대표단과 외교단을 상대로 유치 활동을 전개한다.

한-프랑스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최근 2개월 내 주요 7개국(G7) 회원국 정상 및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모두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김 차장은 "프랑스는 유럽의 핵심 파트너"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자유·인권·법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발생지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가치의 연대를 통한 협력 확대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는 2019년 EU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문서로 명문화한 곳"이라면서 "양 정상은 회담에서 각자의 인태 전략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면서 어떻게 하면 인태지역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이바지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 밖에도 프랑스에서 동포간담회, 한·불 미래혁신세대와의 대담, 디지털비전포럼, 유럽지역 기업 투자신고식 등 행사를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리는 '파리 디지털비전 포럼'에도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뉴욕 구상에 이어 우리 정부의 디지털 국정 아젠다를 유럽 중심부에서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디지털 규범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이를 위한 구체적 글로벌 연대 방안 제안하고 유럽 주요 법철학자 및 석학과 토론 시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23일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 확대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같은 날 응우옌 푸 쫑 당 서기장,  팜 밍 찡 총리, 브엉 딩 후에 국회의장 등 베트남의 최고지도부 전원과 개별 면담도 갖는다. 국빈 만찬을 포함한 공식 국빈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베트남 방문에는 205명의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들과 중소·중견 기업인들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이들과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베트남 진출 기업인과의 오찬 간담회, 비즈니스포럼, 디지지털 미래세대와의 대화 등 4개 경제행사에 참석한다.  

최 수석은 경제사절단과 관련해 "수출 주역인 중소·중견이 전체의 81% 달하고 업종도 유통, 금융, 법률, 의료, IT,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가 대거 포함돼 한-베트남 경제협력이 고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은 취임 후 첫 아시아국가 양자 방문이다. 이는 올해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트엉 주석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말 이뤄진 응우옌 쑤언 푹 당시 주석의 방한에 대한 답방이기도 하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매우 긴밀한 인적·물적 교류와 함께 상호보완적 경제관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불 달성을 목표로 함께 뛰고 있다"며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경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여러 제도적 기반 점검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신재생에너지, 혁신과학기술, 스마트시티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베트남이 우리의 3대 교역 대상국이자 아세안 내 핵심 협력 국가인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 취임 2년 차를 맞아 인태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윤 정부의 대아세안 외교가 본격화될 것이며 인태 전략의 핵심인 아세안과의 연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프랑스·베트남 방문의 경제외교 키워드를 △서비스 인프라 수출의 확대 △미래세대 간 연대 지원 △디지털 리더십 강화로 짚으면서 "프랑스와 베트남 미래혁신 세대와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지난해 9월 발표한 뉴욕 구상에 이어 우리 정부의 디지털 국정 아젠다를 세계에 공유하는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이번 일정과 관련해 "한-아세안 구상을 작년에 발표했고, 구체적으로 맞춤형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공교롭게 베트남은 과거 식민-피식민지 관계로 프랑스와 특별한 관계다. 긴밀한 투자, 무역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발전 패턴을 회고하며 미래지향적으로 어떻게 관계를 진화, 발전시킬지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