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0개 넘는 스타트업에 총 1조3000억원 투자

15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개최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발표 현장. 사진=안효문 기자
15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개최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발표 현장. 사진=안효문 기자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마포구 소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HMG Open Innovation Tech Day)’를 15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비롯 개방형 혁신 성과, 스타트업 협업 체계 등을 발표하고 △모빈(MOBINN) △모빌테크(MobilTech)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Metaverse Entertainment) △뷰메진(ViewMagine) △어플레이즈(Aplayz) 등 현대차그룹과 협업 중인 5개 스타트업의 주요 기술들을 전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실증 사업 지원, 기술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원활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돕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외부 생태계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미래 신사업과 신기술 창출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 현대차그룹,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 현황 및 개방형 혁신 성과 공개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현황과 방향성 등을 설명하고 현재까지의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소개했다.

현대차∙기아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본격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0여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모셔널, 슈퍼널 등 대규모 해외 투자는 제외된 수치다.

현대차∙기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전동화, 커넥티비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에너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망라한다.

분야별로 보면 모빌리티 분야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인공지능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현대차∙기아 영역별 스타트업 투자 금액(2017~2023년 1분기) 인포그래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 영역별 스타트업 투자 금액(2017~2023년 1분기) 인포그래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상무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를 통해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스타트업이 바로 우리 그룹이 찾고 있는 기업”이라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육성함으로써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세계에 숨어있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거점을 운영 중이며, 한국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원(ZER01NE)’을 설립했다. 또한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총 19개의 투자 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투자 역량을 제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중 2018년 설립된 제로원은 매년 ‘제로원 액셀러레이터(ZERO1NE Accelerator)’라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주를 예술가로까지 확대해 크리에이터들간 협업을 촉진하는 ‘제로원 플레이그라운드(ZERO1NE Playground)’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외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스타트업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개의 사내 스타트업이 분사했으며 이들의 누적 매출액은 2800억원, 신규 인력 채용은 800명 이상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은 창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전환시킬 스타트업을 발굴, 협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개방형 혁신 분야로는 SDV(소프트웨어로 지속 진화하는 자동차, Software Defined Vehicle)를 비롯해 자원순환 및 저탄소,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기술 등이다.

◇ 현대차그룹과 협업 중인 5개 스타트업 성과 공개

이날 행사의 주인공격인 스타트업 5개사는 주요 기술 아이템을 전시했다.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기업 모빌의 배송 로봇.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기업 모빌의 배송 로봇.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기업 모빈은 올해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업체다.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언제 어디서든 주문 고객의 문 앞까지 배송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주야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모빈은 현대건설 및 현대글로비스와 배송 로봇 시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빌테크의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시연 현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모빌테크의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시연 현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모빌테크는 2018년 현대차그룹 제로원 펀드 투자로 성장 기반을 닦은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보유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융복합센서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트윈 기반 시공간 지도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협업하고 있다.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사업 초기 자금 유치가 어려운 문제였지만,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우리의 기술력을 믿고 투자해준 덕분에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특히 현대차그룹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할 기회를 마련해 주면서 기술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자체 역량을 더욱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뷰매진이 개발한 자율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해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뷰매진이 개발한 자율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해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뷰메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한다. 드론에 탑재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는 동시에 결함 데이터를 분석, 시각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을 포함해 국내외 건설사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신축건물 외에도 기축 아파트 품질 점검 분야로 사업을 점진 확대할 계획이다.

어플레이즈 관계자가 공간 특성에 맞는 음악 서비스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어플레이즈 관계자가 공간 특성에 맞는 음악 서비스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어플레이즈는 모빈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분사 업체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매장 방문자의 연령과 성별, 날씨, 이용 시간 등을 고려해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을 재생해 준다. 현재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뿐 아니라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주요 전시장 및 영업점에서도 제공되고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의 전시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의 전시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전개하는 업체다. 최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얼굴의 감정 인식, 표정 분석 등을 통해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로 완성된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MAVE)’가 올해 초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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