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995년 이후 최다…日 12년 만에 최고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일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발표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 강제징용 해결책 발표 등이 셔틀 외교 복원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일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26부터 28일까지 한국인 1000명과 일본인 101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한일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국인은 43.5%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때(17.6%)와 비교하면 2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이는 공동 여론조사를 시작한 1995년(42.7%) 이후 최고치다.
일본인의 긍정 평가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17%)보다 27%포인트 늘어난 45%로 집계됐다. 이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기 직전인 2011년(53%) 이후 최고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힘쓴 윤 대통령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한일이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양국 국민들이 눈치 보는 분위기에서 벗어난 것 같다"면서 "이는 윤 대통령이 셔틀 외교를 복원한 데 이어 한일 정상회담에 나서는 등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한일관계 회복 의지를 밝혀왔다. 지난해 첫 3·1절 기념사에서는 자유와 미래를 위한 한일관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후 한일관계 최대 쟁점이었던 강제징용 피해배상 문제를 '제3자 변제' 방식으로 매듭짓고 12년 만에 셔틀 외교를 복원하며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도 양국 모두에서 올랐지만, 온도 차를 보였다. '일본을 신뢰할 수 있다'는 한국인은 27.6%였던 데 반해 '한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일본인은 40.0%로 2011년 조사(50.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대국에 대한 친밀도 조사에서도 '일본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한국인(28.4%)보다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일본인(47.0%)이 더 많았다.
한일관계의 전망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했다. '한일관계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한국인은 37.7%였다.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은 12.6%였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47.0%였다. 일본인의 경우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이 34.0%였다. 이어 '변하지 않을 것' 60%, '나빠질 것' 3%로 집계됐다.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롯해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 하지만, 과거사 문제가 쉽게 해결되긴 어렵다"면서 "특히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속 계속해서 저자세로 나갈 순 없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정서도 잘 고려하며 한일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