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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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제약사들이 이른바 ‘붙이는 주사’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백신, 보툴리눔 톡신까지 마이크로니들 패치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주사제 대체하나…떠오르는 마이크로니들

19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은 2015년 4억7000만 달러(약 6000억원)에서 2019년에는 6억2160만 달러(약 7900억원)로 확대됐다. 2030년에는 12억390만 달러(약 1조5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 바늘 형태의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이 바늘들은 머리카락의 약 3분의 1 두께에 불과해 피부를 통과해 약물을 체내에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을 통과해 약물을 전달하므로, 붙이는 주사라고도 불린다.

마이크로니들은 몸에 직접 바늘을 투여하는 주사보다 덜 아프고, 약물 투여가 쉬우며, 필요한 약물을 정확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차세대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주사나 다른 관통적인 방법을 필요로 하는 많은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까지 전문의약품으로 마이크로니들이 허가받은 사례는 없다. 현재는 뷰티 용도로 기술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치료제·백신·톡신도…마이크로니들 개발 ‘분주’

마이크로니들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치료제, 백신, 보툴리눔 톡신까지 활용 영역도 다양하다.

지난 4월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Killa ES’를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미국에 출시한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전문의약품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이다. 라파스는 현재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 후보물질(RapMed-1506)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오는 11월 임상 1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원제약과 손잡고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마이크로니들 형태로 개발중이다. 라파스는 해당 후보물질 ‘RapMed-2003’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올해 중 신청할 예정이다. 2025년 임상1상 완료가 목표다.

라파스는 백신 임상도 앞두고 있다. B형간염 백신 후보물질(RapVac-2302)은 인도 세럼 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이다. 올해 비임상 시험 완료하고 내년 임상 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GC녹십자도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독감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GC녹십자는 미국 백세스 테크놀로지스와 독감백신 ‘MIMIX-Flu’를 공동 개발 중이다.

임상 1상 결과는 긍정적이다. 최근 공개된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MIMIX-Flu 백신 패치는 180일 동안 지속적으로 높은 면역원성뿐만 아니라 교차반응까지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백신 접종 후 7일 이내 발생하는 국소 및 전신에서 나타나는 반응도 위약군 그룹과 유사해 안전성도 확인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월 주빅과 손잡고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서 마이크로니들 제형을 공동 개발 중이다. 지난 2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임상 전단계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쿼드메디슨과 협약을 맺고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에 나섰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전략적 투자했다. 또, 비만치료제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에 대한 공동 개발 추진과 함께 사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았다.

보툴리눔 톡신도 마이크로니들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휴젤은 마이크로니들 형태의 보툴리눔 톡신 ‘HG103’를 개발 중이다. HG103은 현재 공정 개발 중으로, 올해 중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한증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백신부터 당뇨와 비만, 호르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시장 선점의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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